ISA 원점서 전면 재검토

가입금액 3.4조→54.7조 10년새 급성장

해외투자 제한에 특히 투자자 반발 거세

일반 ISA 조건 유지 검토…당정 조율 중

생산형, 국내투자 이자·배당 전액 비과세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10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63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도 80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6%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중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10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63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도 80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6%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중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을 두고 정부당국이 기존 ISA는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투자업계는 환영하는 기류이다.

투자업계는 세계 개편안 내 ISA 제도 변화와 관련,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공감하더라도 기존 ISA 가입자의 선택권과 운용 유연성까지 줄이면서 정책을 수정하는 게 실효는 적고 부작용만 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투자업계는 향후 당정 및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존 ISA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규로 도입될 생산적금융 ISA의 차별화된 장점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ISA 개편 관련해서 기존 ISA는 유지하면서 생산적금융 ISA를 별도로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이 수정될지가 관건이다. 전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기존 ISA를 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히면서다. 현재까지 여당에서 거론한 방향은 기존 ISA는 유지하고 생산적금융 ISA를 추가하는 것까지다. 구체적으로 기존 ISA의 어떤 조건을 유지하거나 손질할지, 생산적금융 ISA를 기존 ISA와 어떤 관계로 운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투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기존 ISA의 계약기간과 납입 방식까지 바꾼 정부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주는 것과 기존 ISA의 운용 조건을 바꾸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기존 가입자의 선택권까지 줄이는 건 과도한 규제란 이유에서다.

ISA 세제 개편안 논란의 핵심은 기존 ISA의 운용 유연성을 줄이는 대신 국내 투자 전용 ISA에 혜택을 집중했다는 데 있다. 일반 ISA는 계약기간을 3년,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제한하며, 연간 납입한도 이월도 폐지한다. 새로 도입하는 생산적금융 ISA에는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와 총 2억원의 납입한도, 최대 10년의 투자기간을 부여한다. 국내 주식·국내 주식형 펀드·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에 투자하도록 하고, 국내 상장 해외 주식형 ETF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가입금액은 2016년 3.4조원에서 2021년 12.9조원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올해 1월 기준으론 54.7조원까지 급성장했다. 대표적인 절세 방안으로 청년층이나 사회초년층에서 널리 활용됐던 만큼 제도 변경에 따른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센 실정이다.

국내 투자를 사실상 강제하는 식의 국내 투자 유도책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투자업계의 입장이다. 국내 투자 혜택을 늘리는 것과 기존 ISA의 선택지를 줄이는 것은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세금만 보고 투자처를 정하지 않는다”며 “기대수익률과 투자 대상, 시장 전망 등을 함께 따지는 만큼 국내 투자 혜택을 높인다고 해서 해외투자 수요가 그대로 국내로 옮겨갈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ISA를 흔들지 않고, 새롭게 신설되는 ISA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편과 관련, “세제 혜택 확대라기보다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유도하는 ‘선택적 인센티브’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 자금은 투자 매력도를 따라 움직인다”며 “해외투자에 페널티가 걸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큰 호응을 받지 못했듯, 단순 세제 혜택만으로는 장기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ISA에서도 해외투자 수요는 이미 커진 상태이다. 최근 ISA 내 해외 ETF 비중이 20% 안팎까지 확대된 만큼, 국내 투자 전용 ISA의 혜택을 키운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반드시 국내 자산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생산적금융 ISA 대신 ISA 밖에서 해외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

관련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ISA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이 참석한 상황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안을 두고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9일 민주당 기자간담회에서 한 정책위의장이 수정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향후 당정 논의에서는 기존 ISA의 계약기간과 납입한도 이월 등 기존 가입자의 운용 조건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지가 다뤄질 전망이다. 기존 ISA의 선택권은 최대한 보장하면서 생산적금융 ISA에는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줘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구체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정부 세제개편안은 이달 말 당정 조율을 거쳐 국회 제출 전 최종안이 정리된다. 입법예고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27일 차관회의, 다음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