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사 “헐값 공개매수” 강력 반발
상법 개정 후 이사 충실 의무, 주주로 확대
가비아 등도 상장폐지 추진 중 반발 직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 뿐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해상충, 매각 절차에 대해서까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압박하는 모습이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면서 상폐도 한층 난도가 높아졌다는 평가이다. 이사회가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고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공정 절차를 진행했는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9일 미국 투자회사 터톤캐피탈(Terton Capital)의 라이언 알버트 창업자 겸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골프존홀딩스로부터 공개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공개매수는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소수주주의 이익보다 우선한 불공정한 처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와 지배주주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규제당국도 건전한 시장 관행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개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존홀딩스 최대주주 측은 현재 자진 상장폐지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김원일 전 골프존홀딩스 대표가 설립한 원앤파트너스의 자회사 SJ투자홀딩스가 지난달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골프존홀딩스 주식을 주당 6700원에 매수하고 있다.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57.5% 높은 수준이다.
골프존홀딩스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골프존과 골프장 운영회사 골프존카운티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다. 터톤캐피탈은 5월 출범한 미국의 투자회사로, 27일 기준 골프존홀딩스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
터톤캐피탈은 6700원의 공개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입장이다. 알버트 대표는 “장부가치를 크게 웃도는 부동산 자산, 골프존카운티의 잠재적 가치와 언론에 보도된 임박한 매각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며 “장부가치의 0.35배 수준에 공개매수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골프존카운티는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시장서 추산하는 기업가치 약 2조원을 감안하면 터톤캐피탈은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골프존카운티 지분 가치가 약 4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국내 상장사 공개매수 반발은 골프존홀딩스 만의 일이 아니다. 정보통신(IT) 인프라 전문기업 가비아 역시 상폐 추진 과정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미국 투자사 미리캐피탈(Miri Captial Management)의 반대에 부딪혔던 바 있다.
김흥국 가비아 공동대표와 특수관계인 등 가비아 측은 맥쿼리자산운용과 손잡고 21일부터 9월 17일까지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이사회에 ▷추가 인수후보 탐색 ▷공개매수 가격 공정성 검증 ▷독립적 특별위원회 설치 ▷매수인 관련 정보 제공 과정과 이해상충 등에 대해 31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미리캐피탈 또한 적정 공개매수 가격으로 6만6200원을 제시하며 반발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