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플랫폼·대기업 규율 전면 손질

행정처분시효 최대 15년으로, 3년 연장

경제형벌 손질·제재강화로 억지력 제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8일 “담합 근절을 위해 담합을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을 정지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인사말을 통해 “최근에는 국제정세 변동에 따른 고물가 위기 상황 속에서 설탕·밀가루·전분당 분야에서의 담합을 연달아 적발해 엄중 조치한 바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구체적인 공정거래법 개정 방안도 제시했다. 가격재결정명령의 법적 근거를 명문화하고 처분시효를 현행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해 제재의 실효성과 법 위반 억지력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독과점이 고착된 시장의 경쟁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담합 행위 등에 대해 지분 매각이나 영업 양도 등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충적으로 적용되도록 제도를 신중히 설계할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과 방위산업처럼 경쟁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분야의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빙과와 식용유, 영화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높은 가격 수준이 유지되는 독과점 품목을 대상으로 시장구조와 고물가 원인을 심층 분석한다.

주 위원장은 올해 공정위가 ‘함께 성장하는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을 목표로 5대 핵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유통업체의 납품대금 정산 기한을 단축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연합해 대기업과 단체협상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주 위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집단 규율과 관련해서는 “부당 내부거래, 사익편취 행위 등과 같은 반칙행위는 철저히 감시하겠다”며 “사익편취 규제 회피를 예방하고 지주회사 체제 내 중복상장 유인을 축소하는 등 대기업집단 시책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총수일가 등 자연인에게 부당이득에 비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대기업집단 규율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의무와 관련한 반복적인 법 위반을 억제하기 위해 고발 기준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공정위의 사건 처리 역량과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쇄신도 추진한다. 주 위원장은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400여명의 인력 증원을 추진 중”이라며 “실질적인 법 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형벌 합리화와 경제적 제재 강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공정위는 업무보고에서 전속고발제 개편 방안으로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국가기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결합에 대한 면밀한 심사도 강조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스알(SR) 통합은 운임과 공급 좌석, 서비스 변경 등 소비자 권익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면밀히 심사하고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은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한다.

인공지능(AI) 분야 핵심인력 대량 영입 등 사실상 인수·합병(M&A) 효과를 내는 편법 거래도 심사할 수 있도록 기업결합 신고 기준을 정비하는 동시에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시장의 기업결합에 대한 심층 심사도 추진한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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