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노조, 성과급·연봉인상률 등 놓고 이견
연차 사용 방식 파업…서비스 차질은 제한적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오는 31일 하루 파업을 예고하면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첫 파업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직후 터진 성과보상 갈등이라는 점에서, 최근 노동계 전반으로 번진 ‘성과 배분’ 요구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노사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 간 입장차가 커 조정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보고 조정 중지를 결정했고, 노조는 이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5%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조정 중지 이후 추가 교섭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는 31일 카카오뱅크 노조는 전면 파업에 나선다. 파업은 조합원들이 연차·휴무를 사용해 하루 업무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집회나 오프라인 단체행동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교섭 내용은 비공개지만, 연봉 인상률의 경우 5~6%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갈등은 지난달 10일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4시간 부분 파업으로 처음 표출됐다. 같은 달 29일에는 연차·오프를 쓰고 사내 업무 시스템에서 접속을 끊는 ‘로그아웃 데이’에 2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당시 참여 대상에서 빠졌다가 별도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달 21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 피켓 시위에서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이 31일 전일 파업 계획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뱅크 조합원은 금융노조가 아닌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소속이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조합원이 함께 소속돼 있고, 임금·단체교섭과 쟁의행위는 법인별로 진행된다.
▶사상 최대 순익, 본업은 역성장 = 노사는 실적과 성과 보상의 기준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3% 늘어난 18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다만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투자 평가차액 933억원이 영업외손익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76억원으로 13.9% 감소했고, 순이자마진(NIM)도 2.00%로 전년 동기(2.09%)보다 0.09%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기준 카카오뱅크의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2200만원으로 전년(1억1400만원)보다 800만원 늘었다.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가 다른 인터넷은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인터넷은행은 개발자·데이터 분석가 등 IT 인력 비중이 높고 회사 간 이동이 활발해 연봉과 성과급, 복지 수준, 승진 체계가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된다. 현재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는 별도 노조가 없고, 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도 상대적으로 드물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노사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서도 내부적으로 보상 체계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비스 차질은 제한적일 듯 = 실제 파업이 이뤄져도 고객이 체감할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는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재해·파업 등 비상 상황에서도 주요 금융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업무지속성 확보방안을 수립·준수해야 한다. 예금, 이체, 대출 상환, 정보보호 등 필수 업무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지원인력을 사전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는 대응 체계다.
카카오뱅크도 단체협약을 통해 사전 지정한 비상지원인력을 중심으로 핵심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에 수립해 둔 영업연속성계획에 따라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월 말은 카카오뱅크 직원들의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시기로, 평소에도 인력 공백을 고려한 운영 체계를 가동하는 시기기도 하다.
카카오뱅크가 실제 파업에 들어간다면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첫 파업 사례가 된다. 31일로 예정된 파업까지 남은 기간 동안 막판 협상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사상 첫 파업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