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40% 하락률
정치권 배수 조정 등 변동성 완화 방안 검토
수익자총회 비롯해 거래소 규정 등 논의해야
[헤럴드경제=김지윤·문이림 기자] 더불어민주당 산하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2배’ 배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수익자총회와 거래소 규정 등이 절차적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장 이후 두달 새 40%를 웃도는 하락률, 커진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90조에 따르면 투자신탁에는 전체 수익자로 구성되는 수익자총회를 두어야한다. 펀드의 레버리지 배율을 변경하는 것은 해당 상품의 근본적인 수익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투자자들이 모인 수익자총회를 통과해야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수익자총회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집합투자업자)가 소집할 수 있으며, 펀드 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나 전체 지분의 5% 이상을 가진 투자자들도 소집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결의 요건은 출석 수익자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 수익증권 총좌수의 4분의 1(2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불특정 다수가 수시로 사고파는 ETF 특성상 25%의 투자자를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결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주 이내에 ‘연기수익자총회’를 열어야 하고, 이 경우 결의 요건은 발행 수익증권 총좌수의 8분의 1(12.5%) 이상으로 대폭 낮아진다.
또 다른 벽은 거래소 규정이다. 현행 규정상 ETF 지수의 산출 기준이 바뀌면 원칙적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단,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면 예외가 적용된다. 법령 개정으로 기준 변경이 불가피하거나, 변경 이후에도 지수의 고유 목표와 투자 대상자산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치권 역시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법적·제도적 쟁점들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자총회 개최나 상장규정 해석 등 실무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주가 급락 시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가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리스크를 방어하면서도, 여전히 현물 주식보다는 높은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타협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우선 지난 16일 발표한 1차 보완책의 시행일을 앞당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후에도 변동성이 잡히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로 배율 조정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대책은 기본예탁금 강화와 증권사·운용사의 괴리율 관리책임 제고가 골자다. 괴리율 관리, 기본예탁금 강화, 사전교육 확대 등 대부분은 8월 시행, 매매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바꾸는 방안은 11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규상장 중단과 광고 전면금지는 즉시 시행으로 제시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대한 이 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침이고, 논의가 막 시작된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시행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손실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된 지난 5월 27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등은 4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 손실 외에도 시장 전반의 변동성 위험을 가중 시킨다는 비판도 크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장 전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중 거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수급 왜곡이 구조적으로 심화됐다”며 “ETF 출시 전 개별 종목의 주가가 10% 이상 급변한 날을 기준으로 장 마감 동시호가 거래대금 비중 평균은 SK하이닉스 6.6%, 삼성전자 5.3%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소화됐으나, ETF 출시가 본격화된 6월 이후 동시호가 거래대금 비중 평균은 SK하이닉스 9.1%(최대 13.8%), 삼성전자 8.9%(최대 12.5%)로 상향됐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앞서 대책을 발표하며 주기적 재교육, 선행 투자경험요건 신설, 괴리율 확대 지속을 상장폐지 요건에 반영, 괴리율 상시관리 등도 추가로 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대책 외에도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운용업계 임원은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 비중을 관리하는 것처럼, 계좌 내 레버리지 비중을 10%로 제한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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