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 무산됐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을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도 올리지 않아 도전은 다시 1년이 미뤄졌다. MSCI는 우리 정부의 시장 개혁 조치들을 인정하면서도 원화의 역외 거래 제한, 외환 시장 유동성 부족, 공매도 관련 규제 부담 등 핵심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세계 10위권 경제 및 기업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23개국으로 구성된 선진 지수에 들지 못한 것은 우리 자본 시장이 아직 완전히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세계적인 산업 역량을 보유하고도 시장 제도의 결함으로 인해 해외 자본의 투자가 제약받고 있다는 국제적인 평가인 셈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예측가능한 자금의 이동과 회수를 할 수 있느냐에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MSCI는 주요 원인으로 원화의 역외 시장 실물 인도 불가, 역내 야간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 공매도 재개 후 강화된 감시체계를 꼽았다. 지난 19일 발표된 MSCI의 연례 시장 접근성 리뷰에선 한국 증시가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증권 이동성 부문’에서 ‘마이너스’를 받았다. 외국인 자금 운용의 절차적 접근성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MSCI 선진국 편입은 목표가 아니라 자본 시장의 정상화 결과다. MSCI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신흥·프론티어·독립시장으로 분류해 지수를 운영하는데 한국은 지난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뒤 번번히 선진국 진입이 가로막혔다. 선진 지수에 편입되면 기존 신흥국 추종 자금이 이탈하고, 다른 주요국 증시와 투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단기 충격이 가해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더 큰 규모의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된다.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한국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가치 저평가) 해소의 구조적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모처럼 크게 활기가 돌고 있는 국내 증시에 MSCI 선진국 편입이 또 다른 성장 에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결국 무산돼 아쉽다. 이날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우리 스스로의 필요와 일정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MSCI 선진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과제가 막중하다. 핵심은 우리 자본시장의 개방성·접근성을 확대하고 규제개혁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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