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6일 국회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독소조항 없이 온전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9년부터 61세로 올리고 이후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 정년을 완성하며, 재고용 제도·임금체계 개편 병행 등의 안을 제시했는데 반대 입장을 내며 속도를 높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관철한 것처럼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년 연장 청구서를 내민 모양새다.
양대 노총은 “특위 방안대로라면 1967년생, 1968년생 등 정년을 앞둔 세대의 소득 공백 문제가 여전히 남게 된다”며 “정년 연장을 더 미루는 것은 노동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금체계 개편, 취업규칙 변경 특례 등에 대해서도 “정년 연장을 빌미로 노동 기본권을 약화시키는 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 부담과 청년 실업 심화를 완충하기 위한 장치들을 독소조항, 노동 기본권 약화 운운하며 양대 노총의 주축인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의 기득권 사수에만 골몰하고 있다.
정년 연장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재명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국회가 특위를 가동하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전제조건은 지속 가능성과 세대간 상생이어야 한다. 특정 세대가 혜택을 전유하고 비용은 사회에 떠넘기며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금처럼 근무연한이 쌓일수록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연공급 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늘리면, 신규 채용 축소는 더 가속화할 것이다. 지금도 15~29세 청년 고용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5월 43.8%)이다. 노조 철밥통 키우기식 정년 연장은 청년층에 재앙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피지컬 AI로 대체하려는 기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것도 양대 노총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년 연장이 기성 세대와 청년 세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돼선 안될 일이다. 일본처럼 임금체계 개편과 기업의 자율적 선택(퇴직후 재고용, 정년폐지, 정년연장 중 택일)이 가능한 구조로 방향을 잡는 것이 현실적이다. 고용 유연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연령만 늘리는 것은 사회에 비용을 전가하는 최악의 개혁이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계의 기득권 요구에 끌려다니지 말고 속도 보다 사회적 합의에 바탕한 제도 설계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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