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오만 28명…120회 대장정 15일 마무리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감독이 케이블 채널 tvN과 만나 선보인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이 오는 15일 막을 내린다. 일주일에 네 번씩, 총 120회의 힘겨운 마라톤을 마칠 시간이다.
사실 김병욱 감독의 유명세에 비한다면 이 시트콤은 ‘성공작’은 아니다. 평균 1%대, 최고 1.7%의 시청률. 인기스타들이 카메오로총출동했지만, 시청자 사이에선 존재감도 미미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감자별’의 부진에 대해 김 감독 시트콤의 ‘마니아적 특성’을 이유로 꼽았다. “트렌디한 이야기가 대중에겐 도리어 낯설게 다가가는 부분이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지 않는 마니아적 성향이 ‘감자별’에 담겼다”는 설명이다.
‘감자별’은 소재부터 독특했다. 어느날 갑자기 지구에 당도한 외계행성 ‘감자별’은 이 시트콤 안에서 상징적인 이야깃거리였다. 감자별의 등장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 앞엔 위기가 펼쳐졌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평범하진 않았지만, 이 안에서 그들은 각자의 기준에선 지극히 ‘보편적인 삶’을 살았다.
개개인의 기준이었기에 때로는 상대방의 비극이 희극적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감자별’ 첫 회에서 암에 걸렸다고 감지한 노주현은 울부짖으며 바닷가를 뛰어다녔다. ‘엄마’를 부르는 기성세대의 모습은 보는 사람에겐 우스꽝스럽지만, 자신에게 절박한 현실이었다. 감자별의 등장과 함께 천애고아에서 노씨 집안의 잃어버린 막내아들 행세를 하게 된 홍혜성을 연기한 여진구, 그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은 코미디 요소를 가미한 과장된 상황과는 이질적이라 도리어 무겁게 다가왔다. 정 평론가는 “김병욱 감독의 시트콤은 희비극이 기본을 이룬다. 웃음과 슬픔을 가볍게 다룰 수 있기 때문에 극 안에서도 희비극이 어우러질 수 있었다. 동전의 양면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높이 평가해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종영을 앞둔 ‘감자별’의 최대 관심사는 이제 결말이다.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주인공들의 그늘을 목격하면 시청자들의 가슴 한켠엔 불길함이 엄습한다. 남녀주인공이 죽는 등 이미‘지붕 뚫고 하이킥’을 비롯한 시트콤에서 눈을 의심하는 충격적인 결말을 만나온 덕분이다.
시트콤만 놓고 보면 관건은 ‘감자별’과 ‘홍혜성’ 여진구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던 감자별은 하늘에 둥둥 떠있고, 감자별과 함께 노씨 일가의 일상 안에 들어온 혜성은 ‘삶의 일탈’로 비쳐진다. 김병욱 감독이 만들 현실의 결말은 전례로 봐선 분명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앞서 “코미디는 어떻게 보면 안쓰럽다. 그 안쓰러운 슬픔과 처절함에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만화적인 상상력보다는 리얼한 삶, 허무한 삶을 그려 동시대성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의 귀띔에 따르면 한 회만을 앞둔 ‘감자별’은 ‘열린 결말’을 그려갈 예정이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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