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임금체불이 조선업종에 이어 해운업 종사자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부랴부랴 임금체불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내놨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란 점에서 기업 경영 악화에 따른 임금체불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체불임금액과 근로자 수는 더 늘어나고 있어 정부의 ‘늑장 대응’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일 밝힌 임금체불 현황 및 대책에 따르면 8월 말까지 체불총액이 9471억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이중 조선업종 체불임금은 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29억) 대비 60%(197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체불 근로자 수도 지난해 7345명에서 1만1746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운업 관련 종사자들의 임금체불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한진해운 선박이 압류되거나 입항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산 항만에서는 하역업체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반면 정부는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해운업종 임금체불 현황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고,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관련 업계의 임금체불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임금 지급 주기가 한 달가량 걸려 계속 추이를 지켜본 뒤 상황이 악화되면 특별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체불임금 사태가 해운업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손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체불임금에 대비 ‘체불임금 청산지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10명 이상 집단 체불이 발생할 경우 청산 지원을 하는 등의 대책을 밝힌 바 있다. 해운업도 임금체불이 급증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해운업을 포함한 각 업종별 체불임금을 정부가 1인당 300만원 한도에서 먼저 지급한 후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협력업체 등 체불임금 사업주에게 체불액의 3배에 달하는 징벌적 부과금과 지연이자를 부과하는 등 보다 강력한 처벌도 요구했다.

하 의원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석을 앞두고 해운업 등 체불임금 문제에 대해 고용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