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3개월간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리버스(인버스) 펀드에 몰린 뭉칫돈만 2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미국의 9월 금리인상 우려가 희석되며 코스피가 이번주들어 이틀째 장중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상 밖의 활약을 보인 탓에 ‘하락장’에 베팅한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18개 리버스 펀드에 최근 3개월간 유입된 자금은 2조2103억원이다.
펀드 유형 중에서 같은 기간 리버스 펀드 이상 자금을 모은 펀드는 국내채권형(213개ㆍ3조536억원)에 불과하다.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각각 5조1842억원, 9578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도 상반된 모습이다.
이름에 ‘리버스’ 또는 ‘인버스’가 들어간 펀드는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의 움직임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펀드를 말한다. 코스피200지수의 등락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대표적이다. 이 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것은 그만큼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증거다.
개별 펀드로는 삼성KODEX인버스ETF에 최근 3개월간 1조485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 ETF의 설정액은 2조7230억원으로 지난 2009년 설정된 이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NH-Amundi리버스인덱스(2993억원), KB스타코리아리버스(1591억원), 삼성KOSPI200인버스인덱스(1402억원), 미래에셋TIGER인버스(450억원) 등에도 세 달새 대량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리버스 펀드 투자자의 기대와는 달리는 증시는 전일 연중최고치(종가 2060.08)를 찍는 등 석 달 가까이 우상향하면서 리버스 펀드 수익률을 꺾어 내렸다. 전체 리버스 펀드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4.04%를 기록했다. 중국증시ㆍ달러선물ㆍ원유에 베팅하는 리버스 상품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박스피(박스권+코스피)의 저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몇 년간 지수가 1900~2100 사이를 맴도는 박스피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학습효과’로 인해 박스권 상단에선 환매하거나 리버스 투자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6월 말 발생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 각종 대내외 변수는 리버스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되면서 코스피가 보다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리버스 펀드 투자자들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가 하반기 들어 하락패턴을 보였던 과거와도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 후반부는 지난 2014년과 같은 달러 급등과 유가 급락이나 지난해와 같은 신흥국 자금 이탈 가능성도 적다”며 “또 2~4분기 순이익 전망 흐름에서도 과거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코스피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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