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웹툰이 대중문화 시장의 보고로 떠올랐다. 드라마나 영화로의 리메이크는 기본이다. 이젠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웹툰은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꼽힌다. “과거 아날로그의 시대엔 문학작품이 1차 콘텐츠의 역할을 해왔다면, 현재 디지털 시장에선 웹툰이 최적화된 콘텐츠로 부상”(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한 상황이다. 미디어와 플랫폼의 다변화로 체질개선에 한창인 대중문화 업계에서 웹툰 시장을 호시탐탐 엿보는 이유다.
“흥행이 검증된 창작물인 데다, 시각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영상으로 옮기는데에 수월하다”(드라마평론가 윤석진 교수)는 점은 드라마와 영화 제작자들이 웹툰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한 해는 단순 리메이크를 벗어나 ‘영역 확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웹툰의 활용법도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이 있지만 장르적으로 보면 정적인 매체”이기에 “액팅을 요구하는 방송이 소화하기 쉽지 않은 것”(웹툰작가 김풍)이 사실이다. “방송은 3초 이상 정지되면 사고인데, 웹툰은 고정화면을 봐야하기 때문”(김풍)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웹툰을 정지화면으로 보여주면서도, 웹툰작가들의 작업방식과 웹툰 제작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며 관심을 모았다. 웹툰 자체를 방송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첫 시도였다.
가수 백아연은 지난 5월 싱글 ‘쏘쏘’를 발매하며, 올레 웹툰 ‘썸툰’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노랫말이 웹툰으로 재탄생됐고,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백아연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실린 참신한 협업이었다. 충무로에선 영화 개봉작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콜라보’를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은 웹툰 ‘생활의 참견’ 김양수 작가와 협업했다. JTBC 드라마 ‘마녀보감’ 역시 카카오페이지에 방영 한 달 전부터 본편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 웹툰을 내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웹툰작가들도 전면으로 나섰다. ‘무한도전’ 출연을 계기로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 기존 예능인에게선 볼 수 없던 자연스러움으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매력을 안기고 있다. 전세훈 웹툰협회 부회장은 “웹툰작가들의 경우 자기 세계를 구축해야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세계관과 영역을 갖출 수 있다”라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다 보니 일반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부분들이 돌출되면서 매력으로 다가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찌질의 역사’를 연재 중인 김풍은 웹툰작가이기 이전 ‘야매요리’라는 특장점을 살려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 섭외됐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인기 방송인이 됐다. 현재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네이버 브이앱 ‘풍기문란’을 진행 중이다.
김풍 작가는 “웹툰작가의 경우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온라인과 방송은 심의기준이 달라 사고의 폭이 넓다”라며 “그 부분이 방송으로 보여졌을 때 기존 방송인에게서 비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 새롭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심의 대신 대중의 심의를 받는 직업이기에 이들의 기호를 맞추는 데엔 날이 선 사람들”이라는 점이 도리어 “대중의 취향을 짚는데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풍 역시 스타셰프들과 함께 출연하며 요리 대결을 벌이지만 “셰프가 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이상한 요리”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웹툰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대중문화 안에 들어왔으나, “스타 웹툰 작가가 전면에서 뛰고 있다는 것이 이전과의 차이점”(정덕현 평론가)이다. 정 평론가는 “웹툰작가들이 TV 예능에 출연해 스타가 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이들이 대중문화 콘텐츠의 원데이터 역할을 해준다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이미 “웹상에서 구축된 무한대의 독자를 바탕으로”(전세훈 부회장) 웹툰작가 자신과 작품을 함께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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