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3000억원 사재 출연
-“과분하게 받아온 사랑 우리 사회에 돌려 드리겠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소명을 이루는 삶을 늘 마음 속에 꿈꿔 왔다. 기초과학을 지원해 창의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해, 오랜 기간 꿈꿔온 꿈과 소망에 한 단계 다가가려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경배 과학재단’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금으로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서 이사장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고, 과분한 관심과 사랑 덕에 이 자리에 섰다”며 “이제는 제가 받아온 관심과 사랑을 우리 사회에 크게 돌려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재단 설립 취지를 밝혔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 및 장기적, 지속적 지원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혁신적 과학자의 위대한 발견을 지원해 인류에 공헌한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창의적인 신진 기초과학자를 육성하고 생명과학의 발전을 도모해 인류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경배 이사장이 기부한 3000억원 규모의 개인 보유 주식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것이 서 이사장의 포부다.
그는 과학기술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20년 전 일인데, 당시 물건이 너무 안 팔리고 돈 빌리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강한 상품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1997년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인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을 냈다. 약으로 쓰였던 비타민 유도체를 화장품으로 바꿔보기로 하고, 정확한 함량이 얼마인지, 산화를 줄이는 법과 이를 캡슐화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수백번의 실험을 통해 탄생했고, 그게 잘 팔려서 산적했던 고민을 해결했었다. 과학기술의 힘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과학자 중심의 연구 지원’이라는 재단 운영 원칙 아래 임팩트가 큰 혁신적인 연구를 선발하고, 자유롭고 도전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며 긴 안목을 갖고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 지원사업의 선발 대상은 ‘생명과학’ 분야의 기초연구에서 새로운 연구활동을 개척하고자 하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국내외 한국인 신진 연구자로, 재단은 매년 공개모집을 통해 3~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각 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특히 우수 연구자에 대해서는 중간심사를 통해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과학자문단과 심사위원단은 전문성과 공정성 기반의 사업 운영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과학자문단은 재단의 전반적인 운영 사항 및 해외연구지원 사업의 자문을 맡고, 심사위원단은 분과별 전문가들로 이뤄져 인구지원 사업의 심사를 맡는다. 연구지원사업의 1차년도 과제는 올 11월 공고될 예정이며, 2017년 1~2월에 과제 접수 후 1,2차 심사를 거쳐 6월에 최종 선정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서 이사장은 “1991년 총파업을 해서 회사가 거의 망할 뻔 했지만, 이듬해 처음 한 것이 중앙연구소를 만든 것이었다”며 “가장 어려울 때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과학의 발전은 희망인 만큼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과학자들이 출현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며 “뛰어난 역량을 가진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특이성과 독창성이 발현된 연구영역을 개척하며, 혁신적인 연구가치의 창조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의 신념은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을 이룬 근간으로 평가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한국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했다. 1957년부터는 매년 연구원들을 유럽과 일본 등지로 보내 선진기술을 습득하게 하며, 연구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은 일찍부터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경영 이념을 실천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시민’으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1963년 아모레퍼시픽 최초의 사회공헌활동인 ‘성환장학금’ 설립으로 이어졌다.
서성환 선대회장은 “재무구조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조그만 기업이라도 사회에 뭔가 기여해가며 돈을 번다면, 그게 바로 우량기업”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씨앗이 됐다.
1974년 제정한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아름답게’라는 기업 슬로건을 바탕으로, 서성환 선대 회장은 태평양장학문화재단(1973년), 태평양학원(1978년), 태평양복지재단(1982년)을 잇따라 설립해 인재 양성을 통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1992년에는 기업 슬로건을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풍요롭게’로 다시 정하고, ‘인류봉사, 인간존중, 미래존중’이라는 그룹 경영이념을 확립해 인류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나갔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