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자본이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가 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헤지펀드에 점점 더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세계각지에서모인 수백조원대에 달하는 투자자금은 ‘돈만 불려준다면야’ 능력있는 매니저에 수천억원의 연봉을 지급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수십조원이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미국의 월간 경제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스 알파에 따르면 헤지펀드 매니저 중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이 가장 많은 이는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매니지먼트 회장이다. 테퍼는 몇 년간 비인기주였던 항공주에 주로 투자해 42%의 수익률을 올리고, 본인은 35억달러를 벌었다.
2위와 3위는 희비가 엇갈리는 인물들이다. 스티븐 코언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 창업자 겸 회장은 24억달러의 수입을 올려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영예는 이번이 마지막일 듯 하다. 코언은 지난해 내부자거래와 사기혐의를 인정하면서, 12억달러의 벌금을 내고 더 이상 외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미 금융당국과 합의했다. 일종의 플리바기닝(유죄협상제)인 셈이다.
3위는 몇 년간 ‘죽을 쒔던’ 존 폴슨이다. 존 폴슨은 지난해 정보통신과 바이오 등의 주식에 주로 투자해 63%의 수익률을 올리며 총 23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한 때 조지 소로스, 레이 달리오 등과 함께 헤지펀드 매니저 톱 클래스에 들었던 그가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내다 이번에 만회한 것을 두고 포브스도 ‘화려한 복귀(the greatest comeback ever)’라 표현했다.
현역 CEO로 있는 동안 헤지펀드 매니저 중 최고 연봉을 기록, ‘연봉 15억달러 받는 법’으로 유명해진 제임스 시몬스가 4위를 차지했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코퍼레이션 창업자인 시몬스는 2009년 회장직은 사임하고 투자만 지속해오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웬만한 현역 회장들을 능가한다.
이번 조사는 외부자금 운용만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에 가족자금 등 개인자금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실적까지 포함시키면 결국 조지 소로스가 ‘왕좌’에 앉는 결과가 나온다.
조 단위의 돈을 아무런 감흥없이 만지는 이들이라고 해서, 탐욕에 눈이 멀어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들은 벌이 못지 않게 기부에서도 후한 씀씀이를 자랑한다. 존 폴슨은 2012년 뉴욕 센트럴파크 유지 보수를 위해 1억달러를 기부했고, 지난해 8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레온 쿠퍼맨 오메가어드바이저스 회장은 자산의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케네스 그리핀 시타델LLC 회장은 지난 2월 모교인 하버드에 사상 최대 기부액인 1억5000만달러를 기부했으나, 정작 자신은 학창시절 지각과 결석이 잦았던 ‘불량학생’이었단 사실이 알려져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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