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4.3%로 하락, 6월까지 동결 확률 41%로 상승

해셋·워시 “인하 여지 충분” vs 슈미드 “긴축 유지”

엘에리언 “시장, 인하 기대 약화 방향으로 반응”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의 모습. 연준 청사 건물 개보수로 건물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AFP]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의 모습. 연준 청사 건물 개보수로 건물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의 1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6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여 반영하며, 연준의 정책 경로가 다시 ‘데이터 의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3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 5만5000명을 크게 웃돈 수치다. 실업률은 4.3%로 한 달 전 4.4%에서 하락하며 예상치도 밑돌았다.

이에 따라 금리선물 시장은 통화정책 전망을 빠르게 수정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까지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확률은 하루 전 25%에서 41%로 상승했다. 0.25%포인트 1회 인하 확률은 48%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2회 이상 인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팀 마헤디 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고문은 “1월 데이터는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금리 인하 주장을 상당히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 US 캐피털마켓츠 수석 미국 경제학자도 “노동 시장 붕괴 임박설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용 통계의 연례 벤치마크 수정 결과는 엇갈린 해석을 낳았다. 2025년 한 해 동안 증가한 일자리는 기존 89만8000명에서 18만1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월평균 고용 증가도 1만5000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등 일부 업종에 고용 증가가 집중됐다는 점도 구조적 둔화 우려를 남겼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1월 고용보고서는 상반된 견해를 모두 지지하지만, 시장 반응은 6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는 방향으로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삼의 법칙’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도 “1월 지표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기존 통계 하향 조정 폭은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이어지고 있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하향 압력을 지속하려면 금리를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 지표에서 급격한 둔화 신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반면 백악관은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지표 발표 직후 “훌륭한 고용 지표”라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AI로 인한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 없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부회장은 “이번 지표는 연준이 올해 중순 이전에 추가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현재 정책이 얼마나 긴축적인지, 노동시장에 얼마나 유휴자원이 남아 있는지를 둘러싼 내부 논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용 지표가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인하 시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통계 수정과 업종별 편중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향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임금 상승률 지표가 상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