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개시 후 비공개 조사도 한 적 없어”
-“유서에도 검찰 수사 관련 내용은 없어”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인원 롯데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두고 별건수사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검찰이 사실무근 임을 밝혔다.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2인자로 꼽혔던 이 부회장은 당초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이 돌연 자살을 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찰이 이 부회장의 개인 비리를 별도 수사하는 전략으로 압박해 오너 일가에 관한 진술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오너 일가를 집중적으로 보는 수사”임을 강조하며 “특정 개인, 특히 (이 부회장처럼) 전문경영인의 개인 비리가 의미있는 수사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개인 비리로 수사한 건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의 배임수재 혐의가 유일하다”며 “그 외에 특정 개인을 타깃으로 개인비리를 수사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허수영(65)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해외여행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이 자살 직전 남긴 유서를 확보해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회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한 적도 없었다”며 이 부회장의 자살과 검찰 수사 간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게 출석 통보가 간 시점은 전날인 25일 오전 9시께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황각규(61)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의 소환이 임박한 때였다. 하루 차이로 정책본부 고위 임원이 연달아 소환되면서 정책본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게 물어볼 사항이 많이 있었지만 그 분의 진술이 없다고 해서 (오너 일가 관련)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자살을 택할 만큼 이 부회장의 소환 조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항간에 제기되는 ‘저인망식 수사’ 지적에 대해서도 “수사 과정에서 무리하게 체포하거나 신병을 확보해 수사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수사 초기 효과적인 압수수색으로 많은 자료가 확보돼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압박하거나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로부터 많이 탈피하려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자살로 검찰은 당초 예정됐던 소환 일정을 비롯해 향후 수사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