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이 1.2%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국은행 예상치(8월)보다도 0.1%포인트 웃돈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첫 4000시대를 열었다. 여러모로 청신호지만, 안심하거나 자찬할 때가 아니다. 3분기 ‘깜짝성장’은 전(前) 정부 실정과 계엄·탄핵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와 소비쿠폰 전국민 지급에 따른 ‘반짝효과’가 주효했다. 코스피 급등세도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정상화’ 측면이 상당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분기 GDP에 “새 정부의 진짜 온전한 경제 성적표”라고 말했다. 양호한 지표에 고무된 발언이지만, “이제부터 이재명 정부의 실력이 드러날 본게임”이라는 각오가 더 적절할 것이다. ‘착시’와 ‘재정 과잉 의존’을 경계하고, 실물경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국력을 모아야 한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3분기 GDP의 부문별 증가율은 민간 소비 1.3%, 정부 소비 1.2%, 설비투자 2.4%, 수출 1.5%로 나타났다.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 1.1%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 0.1%포인트다. 내수 중에선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 설비 투자 기여도가 각 0.6%포인트, 0.2%포인트, 0.2%포인트였다.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쿠폰 지급이 내수 증가를 이끌었고, 반도체와 자동차가 설비 투자와 수출을 견인했다. GDP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2%를 찍은 뒤 4개 분기 연속으로 -0.2~0.1%의 부진을 거듭하다 올해 2분기에 0.7%로 반등했다. 2·3분기 이후 성장률은 전 대통령 탄핵 사태 해소와 새 정부 출범에 기댄 측면이 많고, 특히 3분기는 확장 재정으로 시장에 돈을 푼 것이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4분기 성장률이 -0.1∼0.3%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0.9%를 웃도는 1%(0.95∼1.04%) 달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한미 무역협상, 미·중 통상 갈등,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집값·가계부채 상승과 건설 부진 등 내수 불안 요소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3분기 성장은 ‘벌써 이만큼’ 뛴 결과가 아니라 그동안 뒤로 물렸던 스타트 라인을 소비쿠폰이라는 ‘땜질처방’까지 동원해 겨우 제자리에 가깝게 돌려놓은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야말로 투자·생산·소비를 본궤도에서 추동시킬 실물경제 성장의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는 민간 지원과 규제혁신을 위한 정책과 입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솝 우화를 빌자면,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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