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업계 1ㆍ2위를 다투는 기업들의 주가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1등주는 연일 사상최고가,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반면, 2등주는 주가가 신통치 않거나 52주 신저가를 매일 경신하고 있다. 실적ㆍ모멘텀과 모멘텀이 수급쏠림으로 이어져 주가 기울기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vsLG전자= 한국대표주, IT간판주인 삼성전자의 독주는 눈부시다. ‘마의 벽’으로 불리던 16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파죽지세를 올리고 있다. 22일 개장직후에는 169만 2000원까지 올라 사흘째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LG전자 주가는 지난 4월 6만원 아래로 내려온 이후 석달 넘게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일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14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영업이익도 8조원을 넘길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동기대비 9.1% 늘어난 8조 700억원이다.
이같은 실적상향의 배경으로는 갤럭시노트7의 흥행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돌풍으로 분기 10조원대 영업이익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아이폰7에 대한 이통사들의 기대가 높지 않은 가운데 갤럭시노트7은 전환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이베스트증권은 목표주가를 200만원까지 상향하기도 했다.
기대치가 높아졌음에도 추가주가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3년 만에 30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2분기 LG전자는 시장기대치에 부합한 실적(매출 14조29억원ㆍ영업이익 5846억원)을 기록했으나 주가는 몇 개월째 5만원선에서 ‘게걸음’이다. 핵심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에서 ‘G5’의 판매부진으로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는 다음달 출시되는 ‘V20’에 쏠려있지만 홍채인식, 방수기능으로 무장한 갤럭시노트7을 넘어서는 흥행을 이룰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G5 출시 시점에 높았던 시장 기대감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승을 통한 MC사업부의 체질 개선에 관한 것이었다”며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사양 경쟁을 벌이고 있어 LG전자는 갈수록 힘든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마트폰을 부진을 제한 홈엔터테인먼트(HE),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부 실적은 상향되고 있어 현재 주가는 저평가라는 평이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는 “스마트폰의 부진이 부담스럽고 단기적으로 분기실적이 호조세인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로 저평가 영역”이라며 “HE, HA 사업부의 영업가치만도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vs카카오= NAVER(네이버)와 카카오는 그 대조가 더 극명하다. 자회사 ‘라인’의 해외증시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네이버는 8월 들어 계속 고점을 높이다 최근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반면, 카카오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쓰고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똘똘한 자회사를 모멘텀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네이버는 라인 상장이후 기존 사업에서 개선세를 보이는 반면, 카카오는 기존 사업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의 최근 급등에는 자회사 라인의 해외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데다 2분기 실적호조까지 겹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72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4% 급증했다.
네이버는 이달들어 연일 고점을 높여가더니 지난 19일에는 80만원을 넘어섰다. 8월들어 상승한 날은 11거래일로, 하락은 2거래일에 그쳤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달 14일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라인은 공모가격(32.84달러)보다 26.6% 오른 41.58달러에 거래를 마쳐 성공적인 데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등에 하락세를 보이다 이달 초 들어서 다시 반등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해외IB(투자은행)의 본격적 평가가 이뤄지며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광고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7.4%, 49.7%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연일 하락세다. 마지노선처럼 여겨지던 9만원선도 지난 12일 무너졌다. 주가는 22일 장 초반에도 하락세를 기록해, 8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실적은 2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2.8% 증가했다. 다만 이번 분기 실적으로 편입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86억원 수준으로 사실상 ‘어닝쇼크’다.
실적 악화와 더불어 미래사업 먹거리로 카카오가 야심차게 내세운 ‘O2O서비스’에 대한 실망감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대리운전, 헤어샵, 가서시비스 등 미래사업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직접적 매출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직접 수수료를 얻는 첫 O2O서비스로 관심을 모았던 ‘카카오 드라이버’의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못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출시 후 두 달 여간, ‘총 콜(Call) 수 270만, 가입자 100만명, 기사 가입 11만명’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콜이 결제로 이어지는 ‘완료율’은 60%대에 그쳤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드라이버의 트래픽 증가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운행 요금 이슈, 기존 대리운전 회사와의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며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드라이버의 3분기 실적은 일매출 3억원, 분기 매출 276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가져갈 순매출(수수료율 20%)은 55억원 수준으로 의미있는 매출 기여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