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최근 방송 관계자들은 “모바일은 TV의 미래”라는 말로 방송사가 처한 현재의 위기를 언급한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도래하며 TV의 위기는 하루가 다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젊은 시청층은 빠른 속도로 이탈했고, 리모컨을 쥐고 있는 세대는 나날이 고령화됐다.

지상파 방송사의 고위 관계자는 “떠나는 젊은 시청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각사가 전략 수립에 분주한 상황이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TV의 화법에 익숙했던 방송사들이 미디어 환경의 다변화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TV를 플랫폼 삼았던 방송사들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것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이용 행태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며 시작됐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부합하는 콘텐츠의 필요는 각사가 ‘탈TV 전략’을 세운 계기였다.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며 시청자들은 TV 대신 모바일을 통해 수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1월 발표한 ‘2015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부터 40대까지 국민은 스마트폰을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매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결과에서 스마트폰의 중요도는 전년 43.9%에서 지난해 46.4%로 높아졌다. 반면 TV의 중요도는 44.3%에서 44.1%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뒤진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10대(67.9%), 20대(69.5%), 30대(63.0%), 40대(54.1%) 등은 스마트폰을 가장 필수적인 매체로 선택했다. 50대와 60대 이상은 TV를 필수매체로 꼽은 비율이 각각 57.0%, 86.6%로 스마트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TV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KISDI 조사 결과 전국 4266가구에서 TV를 매일 TV를 매일 시청하는 비율은 60대 이상이 8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는 74.5%, 40대는 60.7%, 30대는 58.1%, 20대 이하는 44%가 매일 TV를 봤다.

우리나라 60대 이상 국민의 85%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TV를 시청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 비율은 20대 이하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라진 10~20대는 TV가 없어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새로운 세대로 부상했다. 비록 ‘본방사수’와는 멀어졌지만 TV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TV 콘텐츠를 소비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7월 발간한 ‘방송프로그램 시청 가능 매체 보유와 이용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가 20대인 세대의 25.7%는 TV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 조사 결과보다 15.3%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20대 가구주의 경우 스마트폰만을 보유한 가구도 3.1%나 됐다.

20대 직장여성 이모(26)씨는 “집에 TV는 없지만 유튜브와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고 그 가운데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다운로드해 몰아본다”며 “요즘엔 웹드라마나 웹예능도 볼 만한게 많아 굳이 TV를 통하지 않고도 볼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젊은 세대의 대중문화 향유 방식이 전환했다. 그렇다고 20대가 완전히 TV를 떠난 것은 아니다. 매일 TV를 보는 20대 이하 시청층은 가장 적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44%로, 10명 중 4명은 TV 수상기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었다. 다만 TV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이용하는 시청층이 많다는 분석이 따라온다.

방송사들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소위 광고세대로 불리는 2049 세대는 TV의 속성상 놓쳐서는 안될 세대로 분류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국 관계자는 “미디어의 다변화로 광고시장은 나눠갖기 구조로 접어들었는데 적극적인 광고 소비층의 이탈로 인해 방송사의 주요 수익원이 막히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종편, 케이블 등 매체의 증가”, “TV의 고령화”가 광고 매출 하락의 이유들로 꼽힌다.

반면 모바일 광고시장은 급성장세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2015년 대한민국 총 광고비 결산’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모바일 광고비는 1조2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의 변화와 모바일에서의 광고 수익 창출 가능성이 ‘올드미디어’가 된 TV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 변화에 적응할 기회로 보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10대, 20대 등 젊은 세대가 보여주고 있는 시청 행태와 콘텐츠 소비방식의 변화는 이들이 보다 적극적인 소비계층이 됐을 때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발 빠른 대응과 능동적인 대처의 필요성이 방송사를 모바일 콘텐츠 시장으로 뛰어들게 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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