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최근 금융권 핀테크 경쟁의 전장이 모바일 간편송금 시장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단순 기술 제휴 차원에서 벗어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해 2월 출시한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의 이용자 수가 최근 앱 다운로드 기준 35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비율로 환산하면 100명 중 6명 이상은 휴대전화에 토스 앱을 설치해 봤다는 얘기다.
토스는 수신인의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발신인은 토스 앱을 내려받아 계좌를 미리 등록해놓으면 된다. 수신인은 앱 설치 없이 문자메시지에 링크된 웹페이지에서 입금된 돈을 받을 수 있다.
토스 앱에서 이용 가능한 제휴사는 국내 간편송금 서비스 중 가장 많은 17개 금융사로, 현재 협의 중인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과도 제휴를 맺으면 모든 국내 시중은행을 제휴처로 확보하게 된다.
이를 발판으로 토스는 간편송금 플랫폼을 시중은행의 모바일은행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토스 솔루션 기반으로 시작된 신한은행 써니뱅크의 ‘써니 간편이체’를 비롯해 NH농협은행 ‘올원뱅크’, KEB하나은행 ‘1Q뱅크’, 부산은행 ‘썸뱅크’, 전북은행 ‘뉴스마트뱅킹’, NH투자증권 ‘나무’ 등은 모바일 앱에 토스를 연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경남은행도 토스 간편송금 기능을 자체 플랫폼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특히 토스는 향후 시중은행 모바일 플랫폼에 간편송금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예금, 대출, 외환 등 은행들의 금융 상품ㆍ서비스를 토스 플랫폼에 끌어옴으로써 ‘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 플랫폼에 은행 금융상품을 취급ㆍ중개하는 등의 방식을 여러 은행들과 논의 중”이라면서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토스처럼 편리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강자인 ‘페이코’가 간편송금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560만명을 보유한 페이코는 수신인의 계좌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로 송금하는 2가지 방식을 지원하며 현재 15개 금융기관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페이코의 강점은 포인트 등 부가서비스에 있다. 20만개에 달하는 온ㆍ오프라인 가맹점도 무기다.
페이코 운영사인 NHN엔터테인먼트는 하나금융그룹과 제휴를 맺고 하나멤버스 포인트를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해 페이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SC제일은행과도 카드 발급 외에 포인트 상호 전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IT 기술을 등에 업은 핀테크 업체들의 공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통적 금융 영역인 송금 시장의 파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시중은행들도 간편송금 서비스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IBK기업은행 ‘휙 서비스’, KB국민은행 ‘리브 머니 보내기’ 등은 토스처럼 상대방 계좌를 몰라도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돈을 보낼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해외 간편송금 ‘1Q 트랜스퍼’를 확대 중이고 우리은행은 ‘위비톡’ 간편송금 서비스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각종 ‘페이’ 서비스의 등장에 간편결제 시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카드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이 미국의 ‘벤모’(Venmo)처럼 커져 거꾸로 은행들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벤모는 2009년 개인간 송금결제 서비스에서 시작해 음식 주문, 스포츠 경기권 구매 등 종합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벤모 이용이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벤모라는 단어가 ‘송금하다’는 뜻의 동사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나한테 입금해(Just venmo me)”, “너한테 돈 보냈어(I venmoed you)” 등의 말이 자연스럽게 쓰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간편송금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이라면서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은행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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