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김모 부장판사 항소심 사건 적극 해명
- 잇단 영장 기각과 맞물려 ‘신경전’ 재현될 조짐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이 현직 부장판사까지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법원과 검찰 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최근 정ㆍ재계 주요 인사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사안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신경전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경지법의 김모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대가로 네이처리퍼블릭 소송 상대방의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작년 9월부터 11월 네이처리퍼블릭이 피해자인 사건 3건의 판결을 내렸다. 관련 사건은 가짜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만들어 유통한 상표법 위반 사범들에 관한 것들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당시 인기 제품이던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 위조 제품이 국내외에서 대량 유통돼 큰 피해를 봤다. 관련 사건이 모두 김 부장판사에게 배당된 것은 그가 속한 재판부가 해당 법원의 지적재산권 사건 전담 항소심 재판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당시 정 전 대표와 가까운 관계였음에도 법원에 재배당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부장판사의 소속 법원은 “항소심까지의 피해회복 금액을 반영한 잔존 피해금액을 고려하면 판결의 양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법원이 비위 의혹을 받는 판사를 대신해 해명자료까지 직접 준비해 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현재 김 부장판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잇단 의혹 제기로 업무 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며 지난 17일자로 6개월 간의 휴직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법원 일각에서는 “검찰이 해당 판사에 대해 고의로 악성 정보를 흘리는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실정이다.
한 법원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어서 입장을 내놓기 조심스럽다. 가지고 있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사안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의심의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법원ㆍ검찰ㆍ경찰 등) 순서나 방향을 정해놓고 수사하고 있지 않다”며 “정 전 대표와 관계자들의 진술이 나오는 대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을 비롯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를 받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것과 관련 검찰 측은 “(법원의) 영장 발부 기준을 종잡을 수 없다”며 반발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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