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 11일(현지시간) 실시된 분리ㆍ독립 주민투표가 89%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우크라이나 동서분열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가 사실상 러시아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구멍 난 우크라이나ㆍ러시아 국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자원병의 지원을 받는 친러 분리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실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자원병들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을 끊임없이 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루한스크 지역의 러시아 접경 마을인 안트라시트 주민들에 의해 촬영된 비디오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의 코사크 군이 트럭을 몰고 안트라시트에 무혈 입성했으며 시청에 자신들의 깃발을 걸 때까지 주민들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국경지대는 사실상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이 영상이 촬영된 루한스크 지역뿐 아니라 대부분의 러시아 접경지역은 철책이나 높게 쌓아올린 벽을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러시아인 정착지 체르크코보와 합병된 루간스크 접경지대 밀로프의 경우, 주택의 마당이나 길거리 위를 국경이 지나간다. 밀로프에 세워진 건물의 3분의 1 가량은 러시아 영토에 위치해 있다. 밀로프 주민들 사이에선 “부엌은 우크라이나, 화장실은 러시아에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사실상 국경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원활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됐을 때 러시아로의 피신을 도운 것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주민들이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위크는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23년을 맞았지만, 동부 국경 지역을 방어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인 무사태평한 태도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