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원화강세…수출 코리아엔 ‘비상(非常)’, 코스피엔?’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원달러 환율이 14개월만에 1100원을 하회하자, 수출주도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랠리를 이끌던 ‘대장주’ 삼성전자가 10일 하루동안 2만6000원(1.66%)하락했고, SK하이닉스(-3.57%), 현대차(-1.83%), 현대모비스(-0.77%), POSCO(-0.23) 등 대형 수출주가 약세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코스피 약세를 의미하지도, 수출주의 약세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좋아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는 수출주의 환손실을 초래해 실적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나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의 환차익을 불러와 수급측면엔 긍정적 이슈”라며 “원화강세에 따른 마진율 악화는 반영하는데 시간이 걸려, 외국인 수급에 따른 증시 수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 1월부터 원/달러 환율 구간별 외국인 국내 주식 월 평균 매매동향을 보면, 1100원~1150원 구간대에서 가장 큰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한 역대 코스피 지수는 환율이 하락할때 오히려 강세였다.
글로벌 전반의 ‘리스크 온(위험 선호)’모드도 코스피엔 긍정적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원화강세는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컸다”라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에 무게중심을 두며 신흥시장에 몰렸고, 덩달아 한국시장 매력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가신용등급 상향 이후 10일까지 사흘 새 주식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741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IT, 자동차, 철강 등 대형 수출주 비중을 줄이는 반면 화학, 음식료, 제약을 사들이며 ‘순환매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원화강세가 수출주에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의 2015년 기준 전체 GDP 대비 수출비중은 38%로 ‘수출주도형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규모가 크다보니 당장의 환율 움직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수출 대상국의 경기다. 최근 무역협회가 실시한 수출산업 경기전망 조사에서 가장 큰 수출 애로요인은 수출대상국 경기부진이었고, 환율 변동성은 네번째에 머물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ㆍ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를 보면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계속 상회했음을 알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기모멘텀은 더 강해질 수 있고, 이는 수출 환경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출주의 환율에 대한 민감도는 높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코스피 주요 업종의 상대수익률과 원/달러 환율 변화율 관계를 보면 주요 수출주인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 기계 등 IT 및 소재·산업재 업종은 원화강세 구간에서 오히려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