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2020년까지 항생제 복용이 불필요한 대표 질환인 감기의 항생제 처방률을 2015년 44%에서 절반수준인 22%로 낮추고, 보건 및 축산 영역의 항생제 내성률도 10~20% 정도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항생제 내성관리를 대폭 강화해 2020년까지 항생제 사용량을 OECD 평균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확정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량은 31.7 DDD(매일 국민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음을 의미)로 산출기준이 유사한 OECD 12개국 평균 23.7 DDD에 35%가량 많다. 감기의 항생제 처방률도 네덜란드(14%) 호주(32.4%) 등에 비해 크게 높다. 지난 5월 발표된 영국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한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820만명)보다 많다. 항생제가 점차 무용지물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확정된 대책을 보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감기 등 항생제 다처방 질환에 대한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대폭 강화한다. 현재 급성상기도감염(감기)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진찰료에 외래관리료의 1%를 가·감산하고 있으나 이를 2018년 2%, 2019년 3%로 확대한다. 감기의 진단명을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왜곡하는 현상을 차단하기위해 급성기관지염 등의 항생제처방률 평가 및 호흡기계질환 상병별 비중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전문인력의 항생제 관리활동을 촉진하는 수가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농축수산 영역의 수의사 처방대상 항생제를 20종에서 2020년 40종으로 늘리고, 판매내역 관리를 강화한다.

이미 발생한 내성균의 확산을 막기위해 감염에 취약한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중앙 의료관련감염 기술지원 조직’을 구축해 감염관리실 미설치 의료기관을 지원한다. 종합병원과 지역사회 요양병원 간의 내성균 환자의 의뢰 및 회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원 시 내성균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축사의 밀집사육환경을 개선하고 수산생물질병 발생에 대한 신속ㆍ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수산방역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

또한 사람-동물-환경 분야의 내성균 감시체계와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을 강화해 확산 우려가 크고 치명률이 높은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VRSA)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CRE)에 대해 모든 의료기관의 신고를 의무화한다. 농축수산, 환경분야를 포함한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해 내성균의 전파경로 파악 및 신속대응 기반을 마련하고 의료뿐만 아니라 농축수산 분야에서도 항생제 사용량을 집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

[사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와함께 민관학이 참여하는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출범시켜 ▷감기에는 항생제 먹지 않기 ▷남겨둔 항생제 임의로 먹지 않기 ▷의사 처방대로 복용량과 복용기간 준수하기 등 범국가적인 캠페인을 전개한다. 감염병관리위원회 산하에 ‘항생제 내성 전문위원회’를 추가 설치하고 웹기반의 항생제 포털 시스템을 통해 부처 간 업무 공유 및 통합감시체계도 구축한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항생제 내성 문제는 우리 사회 전 분야가 합심해서 풀어나가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항생제를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올바른 용법으로 사용해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