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0일 내년 하반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제기하자 야권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가 내년 대선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최대 뇌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이 야권연대 및 통합, 후보 단일화에 대해 스스로 쳐놓은 ‘금기’를 당 대표가 풀어버리는 듯한 인상을 준 점에서 발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지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증폭된다.

안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야권 대선후보단일화 논의가 파열음이 나면서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게 된 트라우마가 있는 탓이다. 더구나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도 후보 단일화 프레임을 돌파한 전력이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당의 최대 ‘텃밭’인 호남 수성의 일환으로 찾은 전북 전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10월, 11월이 되면 국민이 어떤 후보를 결정하려는지를 보고 우리도 국민이 선택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말했다.

다만 “지금 야권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총선 민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곧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발언으로 당 안팎이 들썩이면서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일반적이고 낮은 단계의정치공학으로 감동과 파괴력을 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내년 대선은 통상적으로사고해선 야권이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그동안 누차 강조해온 호남참여 연정론을 이날 다시 강조한 점과 맞물려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호남의 독자집권이 어렵다면 호남참여 연정론을 통해서라도 집권해야 한다고 계속 부르짖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전날 새누리당이 호남 출신의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를 선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더해졌으나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새누리당에선 이제 친박 대선후보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주 일정에 동참한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호남참여 연정론 발언에 대해 “연정은 절대 안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러다 망했다”면서경계심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최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더민주의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소외된 채 지지율 하락 현상을 겪는 가운데, 판을 흔들어보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평소 국민의당과 내년 대선과정에서 연대 및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온 더민주 측에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더민주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는 타이밍의 문제”라며 “2012년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접근 방법에 상당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