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강화없인 증시부양 어려워”
투자자 세제 지원, 국제 경쟁력 갖춰야
청년층 자산형성 위한 투자 정책도 뒷받침 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news-p.v1.20250523.732b0e67c23949019d736ebb103599b0_P1.png)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이 내놓은 증시 부양 공약은 대체로 구체성과 실행력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목표를 내세우기보다 기업 펀더멘털 강화와 세제 개편 같은 구조적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23일 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한 코스피 5000 달성을 목표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법제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한 제도 개편을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배당소득 분리과세, ISA 세제 지원 확대 등 세제 중심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시 부양을 위해서는 기업 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현재 제시된 증시 관련 공약들은 투자자 유인이에 초점을 맞췄을 뿐, 증시의 본질적 기반인 기업 살리기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세와 규제가 기업 영업활동의 핵심 변수인데, 이재명 후보는 세제 혜택 언급이 미미하고, 규제에 대한 언급도 적었다”고 분석했다. 김문수 후보는 조세·규제 관련 정책 언급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구체성 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를 마친 뒤 주식시황이 표시되는 홍보관을 찾아 둘러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 취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rcv.YNA.20250522.PYH2025052205020001300_P1.jpg)
황용식 세종대 교수도 “증시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될 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단기적 자금 유치나 지수 부양을 목표로 한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 5000도 기업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며 “공약은 주가가 아닌 실물 경제의 경쟁력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투자자 세제 지원의 국제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상속세와 배당세가 모두 없고, 미국은 양도소득세를 제외하면 주식 거래세 자체가 없다”며 “한국은 여전히 과도한 거래세와 상속세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출 규모는 유입의 두 배를 넘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0년간 해외직접투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자본 유입 대비 유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KDB미래 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주간 KDB리포트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대비 유출 비중은 2015년 1.8에서 2018년 3.0, 2021년 4.3, 지난해 4.2로 커졌다. 김 교수는 “세금 구조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증권거래소와 자본시장 경쟁력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또 청년층의 금융 접근성과 관련한 정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와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확산한 가상자산 투자 열풍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일본의 경우 가상자산 가운데 단 5개만을 공인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기준 정립 없이 투자 혜택이나 규제 완화는 청년층 자산 형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