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헬스그룹, 연이은 악재에 올해 41% 폭락
실적부진 보험금 과다 청구 사기 의혹 등
그럼에도 5월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1위
월가 “회사 내부 불확실성으로 투자 매력 크지 않아”
![UnitedHealth Group의 로고가 뉴욕 증권 거래소에 표시되고 있다. [A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rcv.YNA.20250418.PAP20250418024001009_P1.jpg)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5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하락하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크게 베팅하며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투자 가치에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다.
최근 유나이티드헬스는 실적부진과 보험금 과다 청구 사기 의혹 조사까지 그야말로 악재가 줄줄이 이어지자 주가는 올해 41% 폭락했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이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여기며 뭉칫돈을 투자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5월 이후 서학개미 순매수 1위 기업은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차지했다. 해당 기간 순매수액은 2억9733만달러다. 1억3049만달러로 순매수액 2위을 기록한 디렉시온 반도체 베어 3X 상장지수펀드(DIREXION SEMICONDUCTOR BEAR 3X ETF)와 약 1억6000만달러 넘게 차이 난다.
디렉시온 반도체 베어 3X ETF는 반도체주의 하루 수익률을 3배의 반대 방향으로 추종하며 반도체주 약세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유나이티드헬스를 향한 순매수세는 부진한 실적과 회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인 지난 한 주간 더 거세졌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는 유나이티드헬스를 2억779만달러 치 사들였다. 2위를 기록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가 3600만달러 규모로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하지만 월가에선 유나이티드헬스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재러드 홀츠 미즈호 헬스케어부문 전략가는 “현재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회사 내부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매력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HSBC는 유나이티드헬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90달러에서 270달러까지 낮추기도 했다.
HSBC 애널리스트들은 “가이던스 취소 이후 2025년 예상 조정 주당 순이익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으며, 이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에게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하면서 “잠재적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본다”고 판단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는 앤드루 위티 회장이 전격 사임하고 의료비용 상승을 이유로 2025년도 실적 전망을 ‘철회’했고 그날 주가는 17.79% 곤두박질쳤다.
위티 회장의 사임은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기에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해 12월 핵심 보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뉴욕에서 피살되는 등 최근 각종 이슈에 시달려왔다.
지난 4월 유나이티드헬스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실적 부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나이티드헬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억 달러 증가한 1096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116억달러에는 못 미친 결과다.
이어 예상보다 높은 의료비와 옵텀 헬스(Optum Health) 회원 구성의 예기치 못한 변화로 인해 2025년 환급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화를 이유로 연간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다.
유나이티드헬스의 실적 가이던스 조정은 특히 자사의 민간 메디케어(건강보험) 플랜에서 예상보다 높은 의료비 지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보험업계의 큰손 유나이티드헬스가 메디케어에서 큰 출혈을 겪자, 관련 보험업계도 위축된 분위기다. ▷휴매나(-13.38%) ▷일러번스헬스(-8.58%) ▷CVS헬스(-9.73%)도 5월 일제히 하락세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유나이티드헬스가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벨웨더(bellwether·지표, 길잡이) 종목임을 감안해 동일한 실적 부담이 다른 보험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