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기요금 누진제가 완화돼도 한국전력의 주가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어느 정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누진제가 완화되면 한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누진제 완화로 주택용 평균 전기요금이 5%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4058억원 감소한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14조원)에 비하면 그리 큰 부담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더구나 평균 단가가 5% 하락하더라도 주택용 전력판매량이 5.3% 늘어나면 단가 하락의 영향은 100%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주택용 전력판매 수익의 비중이 낮은 데다 전력소비가 증가해 단가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기준 주택용 전력판매 수익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8조1162억원), 전체 전력판매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0%에 불과했다.
윤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가 대비로는 싸다고 말할 수 없다”며 “나라별로 원자력, 화력,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 믹스가 다르고 국토의 면적, 인구밀집도 등에 따라 전력망 운영의 효율성에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을 무시하고 절대 요금 기준으로 비싼지 싼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인정해주는 적정마진(적정투자보수율) 기준이 있는 상황에서 한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작년 22.1%에서 올해 13.1%로 추정되는 것은 원가부담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요금이 싸지 않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윤 연구원은 “정부가 전기요금을 내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저감 등 앞으로 늘어날 비용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는 점도 현재 요금이 정당화될 수 없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합리적인 선에서 누진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한전이 실적 면에서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누진제 개편 여론은 주로 전력사용량이 많은 성수기인 1분기와 3분기에 강화되고 사용량이 적은 비수기인 2분기와 4분기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며 “현재 누진제 개편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누진제가 개편된다는 가정하에 성수기에도 비수기 수준의 요금 적용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 영향일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성수기 요금이 기존 비수기 요금 수준으로 하락하면 1분기, 3분기 매출액이 지금보다 약 2000억원 감소한다”며 “연간 주택용 전기판매 매출액 4000억원 감소가 한국전력에 미칠 수 있는 최대 영향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가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매출액 4000억원은 곧바로 영업이익 감소로 연결되나 이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9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0.17%(100원) 오른 1만700원에 거래됐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