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아 경복궁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한 영상에 일본 도쿄의 ‘간다 신사’가 등장했다. 해당 영상은 본 행사 시작 전인 저녁 6시까지 수차례 재생됐다.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아 경복궁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한 영상에 일본 도쿄의 ‘간다 신사’가 등장했다. 해당 영상은 본 행사 시작 전인 저녁 6시까지 수차례 재생됐다. [서경덕 교수 SNS 캡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아 경복궁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한 영상에 일본 신사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시민 제보를 받은 뒤에야 뒤늦게 문제의 화면을 인지하고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경복궁 흥례문 앞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이해 세종의 업적을 기리는 15초 분량의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하지만 해당 영상의 뒷 배경에 쓰인 건물은 우리 한옥이 아닌 일본 도쿄에 위치한 ‘간다 신사’였다. 일본의 국가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신사다. 지붕 위로 솟은 작은 지붕 구조와 신사를 지키는 수호석상 ‘코마이누’ 등 일본 신사의 전형적인 건축 양식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외에도 영상에는 지붕이 위로 휘어진 형태의 중국 절 형상을 한 이미지도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이날 본 행사 시작 전인 저녁 6시까지 수차례 재생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전 세계에 한글과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국내 행사에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영상을 제작한 업체를 탓하기보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정부 기관이 더 반성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행사를 주최한 문체부는 시민 제보를 받고서야 영상 속 일본 신사의 존재를 인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리허설 중 잘못된 화면이 송출됐다”며 “애국 시민의 제보 덕분에 본 행사 시작 전에 해당 화면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세종대왕의 위업과 뜻을 기리고자 마련된 국가 차원의 기념식에서 세심한 사전 검수 부족으로 준비 과정의 허술함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