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 유튜브 캡처]
[경기남부경찰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경찰관이 사흘 전 발생한 무인점포 절도사건의 용의자 인상착의를 기억해 비번 날 범인을 긴급체포했다.

14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56) 경위는 지난 3월23일 오후 9시40분쯤 수원시 장안구의 한 카페 앞에서 딸과 통화하던 중 우연히 사흘 전 확인한 수배자 인상착의와 비슷한 남성을 발견했다.

최 경위는 이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본능적으로 그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행궁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동료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는 다시 딸에게 전화를 걸어 미행이 아닌 것처럼 연기했다.

최 경위는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쫓으면) 저를 의식할까 봐 통화하는 척하면서 순찰차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순찰차가 도착하기 전 (A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저를 의식한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A씨가 택시 정류장 앞에 멈춘 것을 보고 더는 순찰차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급히 달려가 그의 팔을 뒤로 꺾었다. 그가 경찰 신분을 밝히며 미란다 고지를 하는 순간 순찰차가 도착해 범인을 인계할 수 있었다.

최 경위에게 붙잡힌 남성은 최근 출소한 40대 A씨로, 지난 3월 20일 오후 7시 28분쯤 행궁파출소 관내인 수원시 팔달구 소재 무인 옷 가게에서 검은색 티셔츠를 훔쳐 달아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앞서 2월 11일 수원 시내 도서관에서도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

경찰은 A씨를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위는 “근무할 때만 경찰관이 아니라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으로 있을 것”이라며 “나 말고 다른 경찰관도 똑같이 행동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