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AE 1800조 대미투자에 화답
수출물량 80% 현지 美기업에 공급
트럼프, 엔비디아칩 협상 무기 활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있는 압둘아지즈 국제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국빈 방문에서 미국과의 방위·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약속했다. [UPI]](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4/rcv.YNA.20250514.PUP20250514012101009_P1.jpg)
중동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최첨단 엔비디아 AI(인공지능)칩 100만개 이상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20%는 UAE 최대 AI기업 G42에, 나머지 80%는 UAE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미국 기업에 할당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3월 UAE가 미국에 10년간 1조4000억달러(약 1842조원) 투자를 약속한 데 대한 트럼프의 통 큰 선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칩을 외교적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관련기사 4·8면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담은 UAE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AI칩 수출 허가를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내용이 현실화하면 UAE는 2027년까지 3년 동안 매년 50만개 엔비디아 H100 칩 등 최첨단 AI 칩을 확보하게 된다. H100는 2023년 출시한 엔비디아 대표 AI 칩으로, UAE는 엔비디아 AI칩 수입을 원했으나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로 수출 통제를 받았다.
UAE의 ‘최대 150만개 수입 허용’은 전임 정부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과 비교했을 때 4배 넘는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UAE는 이 중 20%는 UAE AI 기업인 G42에 할당할 예정이다. G42는 아부다비 정부가 설립한 기술 대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술기업과 대규모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80%는 걸프만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미국 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UAE에 새 데이터센터를 계획 중인 오픈AI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UAE에 통 큰 수출 허가를 내준 이유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UAE는 향후 10년에 걸쳐 미국에 1조4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31년까지 AI 강국이 되겠다는 ‘국가 전략 AI 강국 2031’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 UAE가 미국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중동 순방 전부터 해당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백악관 AI·가상화폐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담당관이 트럼프의 중동 방문에 앞서 며칠간 UAE를 방문해 협상을 조율했다”고 전했다.
해당 수출 허가가 진행될 경우 AI 기술 패권을 이용해 외교에 활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AI 칩 수출통제 규제를 폐기해 개별국가와 AI 칩 규제를 협상할 방침을 밝혔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