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 3사, 1.6조 유상증자
홀딩스 9226억 출자, 책임경영 강화
장인화 회장, 캐나다 생산법인 점검
“북미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 기대”
![장인화(왼쪽)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포스코퓨처엠과 GM 합작 양극재 생산법인 ‘얼티엄캠’의 캐나다 공장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4/news-p.v1.20250513.f2e202f3e6be45878d5a685657728fd9_P1.jpg)

포스코그룹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당장은 대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지금 시기를 경쟁력 제고 기회로 활용해 미래 도약의 발판을 다져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투자에서 1조원에 가까운 자금 출자를 통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책임 경영 강화에도 본격 나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이사회에서 그룹 이차전지 소재 3사가 추진하는 1조5690억원 규모의 유증과 관련 9226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출자금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에 5256억원을 출자한다. 이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59.7%) 만큼 이뤄지는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의 합작사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4000억원 규모로 진행하는 유증에 3280억원(82%), GS에너지와 합작한 포스코HY클린메탈의 지주회사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가 진행하는 690억원 규모의 유증에는 전액(100%)을 출자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 측은 유증 참여를 발표하면서 “캐즘 이후 시장의 본격 성장에 대비해 사업회사 투자 사업을 완결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으로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과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사업을 완결해 이차전지소재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의 유증을 통해 법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앞서 장인화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과 GM 합작 양극재 생산법인 ‘얼티엄캠’ 공사 현장을 찾아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사업 현황을 직접 챙겼다.
장 회장은 현장에서 생산·정비·품질 등 전 분야 진행상황과 직원들의 생활 환경 등을 면밀히 점검한 이후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지속적인 공사기간 관리와 완벽한 조업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이차전지 소재 시장이 되살아 나는 시점에 맞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 회장은 건설부터 원료·물류까지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한 효율적인 운영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성 혁신도 주문했다.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캐즘을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아 국내외 이차전지 소재 관련 신규 가동 공장들의 정상 조업도를 조기에 달성하고, 고객사 제품 인증 확대 등을 통해 안정된 수익 기반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북남미 지역 리튬 염수 및 호주 리튬 광산 등 우량 자원의 추가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유증 결정과 관련 “양극재 광물 적격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구체의 한국 공장 운영을 원활히 하면서, 2027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대중국 관세가 부과되는 음극재(흑연) 증설 자금까지 확보했다”며 “이 점에서 향후 양극재 및 음극재 유휴 캐파(생산능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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