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유상증자에 3340억원 출자

총 228만4590주…“보유지분율 따른

구주주 배정분, 초과청약 물량을 합산액“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제공]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유상증자에 334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유증 참여는 계열회사에 대한 단순한 재무적인 지원을 넘어서, 삼성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적인 의지를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SDI 입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재원 확보가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30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삼성SDI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에 관한 안건을 가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총 3340억원(주당 14만6200원 기준)을 출자해 삼성SDI 주식 228만4590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기존 보유지분율(19.58%)에 따른 구주주 배정분과 초과청약 가능 물량을 합산한 규모다. 향후 초과청약에 대한 배정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출자 규모 역시 다음 달 19일 결정되는 최종 발행가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향후 예정된 구주주 청약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SDI의 지분 19.5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유증을 통한 삼성SDI의 자금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sdi는 지난달 14일 삼성SDI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목표는 미래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가속화로 거론됐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시설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차전지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 라인 구축에도 유증으로 확보된 금액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은 5월 21일, 구주주 청약은 5월 21∼22일,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은 5월 27∼28일에 각각 진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13일이다.

업계는 최근 삼성SDI가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정체기)으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재무적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341억원에 달했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3.7% 였다. 2개 분기 연속 적자 기록에 해당한다. 현금성자산 역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려면 외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분야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와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경쟁력 약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같은 상황에서 계열사인 삼성SDI에 대한 지원은 향후 삼성전자의 사업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이 향후 그룹 차원의 에너지 전환 전략과도 맥이닿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