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 913억…전년比 200억↑

삼성·현대차·SK·LG 회비 완납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의 지난해 사업수익이 국정농단 이전 수준인 900억원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지난해 11월 회비 납부를 모두 완료하면서 전체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의 지난해 연간 사업수익은 총 913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경협의 사업수익이 9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2016년 당시 사업수익은 937억원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여파로 회비수익의 절반을 책임졌던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이듬해 674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덮친 2020년 회원사의 경영실적 악화 탓에 사업수익은 466억원까지 떨어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사업수익이 다시 900억원대를 회복한 데에는 회원사가 내는 회비수익 증가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 2020년 71억원까지 줄었던 회비수익은 2022년 101억원, 2023년 113억원으로 점차 늘었고, 작년 한 해에만 200억원이 더 들어오면서 31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엔 4대 그룹의 회비 납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은 탈퇴한 지 7년이 지난 2023년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회비 납부는 작년에야 완료했다. 각 4대 그룹의 연회비는 35억원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한경협에 회비를 내며 물꼬를 텄고, 뒤이어 SK그룹이 8월에 35억원을 납부했다. 10월엔 LG그룹도 ㈜LG를 비롯해 LG전자·LG화학·LG이노텍·LG유플러스 등 5개사가 참여해 회비를 냈다.

재계 1위 삼성은 당초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정경유착 근절을 이유로 회비 납부 결정을 보류하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졌다. 이후 준감위가 관계사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권고하며 문을 열어줘 지난해 11월 4대 그룹 중 가장 마지막으로 회비 납부를 완료했다. 이로써 4대 그룹이 모두 ‘완전한 복귀’를 알렸다.

한경협이 2023년 류진 회장 취임 이후 게임·플랫폼·클라우드·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신규 회원사 확보에 주력한 것도 회비수익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협은 2월 열린 이사회에서 네이버, 카카오, KT, 한국IBM, 메가존클라우드, 두나무, 하이브 등 총 46개사의 신규 가입을 승인했다. 회원사는 총 460여개사로 늘어났다.

한편, 한경협의 사업수익은 ▷회비수익 ▷임대료수익 ▷관리비수익 ▷사용료부담금수익으로 구성된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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