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연속 상승, 10만달러 고지 턱밑

美관세 불확실성·정책신뢰↓ 영향

ETF에도 9억달러 등 연일 뭉칫돈

비트코인이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9만달러 선을 넘어선 뒤 10만달러 고지를 향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24일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거래일보다 1% 가량 오르며 9만3000선을 넘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해임 논란으로 미국 정책 신뢰 하락 우려 등에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ETF로 자금 유입이 뚜렷하다. 지난 21일(현지시간) 3억8130만달러가 유입된데 이어 22일엔 무려 9억1270만달러가 쏟아져 들어온데 이어 이튿날에도 1억441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살아난 것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온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 가운데 비트코인 비중을 나타내는 ‘비트코인 지배력(bitcoin dominance)’을 보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65%가량 된다. 이는 2021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비트코인 지배력은 2017년 이더리움 등 여타 가상자산 등장 이후 40% 대로 떨어진 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다시 70%까지 올랐다. 이후 NFT시장 성장과 탈중앙화 금융(DeFi) 등으로 다시 40% 수준으로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불타오르면서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자산들도 뛰자 비트코인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관건은 최고 수준을 넘보는 비트코인 지배력이 다시 낮아질지 여부다. 과거 비트코인 지배력이 높을 땐 하락을 예견하고 알트코인으로 갈아타는 투자 움직임이 있었다. 반대로 비트코인 지배력이 낮아지면 점차 비트코인을 사들여 수익을 추구했다. 이 같은 예측과 움직임은 실제로 시장 현상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됐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독주하는 이유가 과거와 다르단 점에서 기존 공식을 따르지 않는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이끄는 가장 큰 원인으로 ‘디지털 금’에 대한 기대가 꼽힌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불확실성 속에서 비트코인이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이 탄생 때부터 기대됐던 역할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은 1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8% 가량 상승한 금보다 더 상승폭이 크다. 반면 미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은 5% 가량 하락했으며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5% 이상 떨어졌다.

특히 약세 기간 S&P500과 상관관계가 1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0.65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비트코인이 기업 실적이나 금리, 경제 현황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전통자산과 달리 별개의 독립된 자산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매력이 생긴 것이다.

그런가하면 비트코인은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집중 매집 등 든든한 버티목이 있는 반면 이더리움 등 여타 가상자산은 이러한 전략적 보유자가 없다는 것도 비트코인만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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