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모집인원 3058명 ‘동결’에도 의대생 수업거부

교육부 “4월 말까지 기다려보고자 한다” 답변

이주호 부총리-의료정책학교 의대생 22일 만남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동결됐음에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을 두고 교육부는 “일단 4월 말까지 기다리겠다”라는 입장이다.

강경파 의대생들은 ‘의사 총궐기’에 참여하는 등 투쟁 의사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대생들과의 만남이 의대 교육 정상화를 이끌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모집인원을 동결했음에도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업 참여 학생들과 관련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라며 “의대 학장과 총장님들이 직접 4월 말까지 돌아올 거라 확신을 갖고 있으니, 기다려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복귀를 돕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울러 ‘의대생 편입’과 관련해서는 “의대생들 사이에 2000명을 추가로 뽑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루머”라며 “제적이 된 학생을 편입으로 뽑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관련 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관련 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교육부는 학생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모집인원 조정을 결정했지만, 강경파 의대생들은 전날 진행된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여하며 강경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생협회장은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기존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2027년도부터는 의사 인력 추계위원회를 통해 증원하겠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1년 만에 휴학할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숭고하고 어렵다고 들었던 이 길을 걸어야 할 이유를 모두 빼앗겼다. 인생을 걸어 국가의 노예여야만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장들이 무작정 짓겠다는 건물에 학생들을 증원하겠다는 것은, 학생들이나 현장의 목소리 고려 없이, 탁상에서만 노는 문과 관료들의 태만과 무능력을 절실히 보여준 사례”라며 “포괄수가제로 산부인과를 궤멸시켜 놓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의료 전체를 궤멸시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부족하다고 알려진 외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왜 뛰쳐나왔는지 돌아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염원하는 것은 의사가 될 때까지 무사히 공부하고 졸업해도 되는 미래”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22일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를 통해 약 20여명의 의대생을 만나, 수업 복귀 독려 및 의대교육정상화에 관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해당 참가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 의대생들도 참여한다.

한편, 대학가에 따르면 이날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을지대, 원광대, 인제대 의대의 의학과 4학년 유급 여부가 결정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통상 수업의 4분의 1 또는 3분의 1 이상 불참하게 되면 유급 처분이 내려지고, 유급이 누적되면 제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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