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美증시 부진에도 대거 순매수…역대 최대 규모 예고

성급한 레버리지 ETF 투자로 손실 눈덩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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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증시가 상호관세 불확실성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반등을 기대하며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변동성 탓에 오히려 손실만 커지며 ‘밑빠진 독’이 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7억달러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던 지난 2021년 1월 45억달러 이후 월 단위로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시장이 크게 하락하자 반등을 기대하고 적극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미국 주식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이었다. 이어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가 3위,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TSLL)’가 4위였다.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기대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SOXL의 보관금액은 이달 초 17억달러에서 현재는 18억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같 순매수 11억달러를 순매수한 걸 감안하면 해당 ETF가 크게 하락했다는 걸 알 수 있다.

TQQQ와 TSLL은 더 심하다. 같은 기간 이들 ETF를 각각 5억달러, 4억달러 순매수했음에도 보관금액은 TQQQ가 24억달러에서 23억달러로, TSLL은 17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줄줄이 새어 나가는 게 더 큰 것이다.

실제 TQQQ와 기초자산인 나스닥 100 지수를 보면, 나스닥 100지수는 이달 들어 5.3% 하락한데 비해 TQQQ는 21% 하락했다. TQQQ는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품이지만 3배보다 훨씬 더 많이 하락한 것이다.

이는 레버리지 ETF 상품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기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수익률을 따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에 맞춰 매일 리밸런싱 거래를 수행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손실이 누적돼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때 벤치마크가 어떤 지수인지, 배율이 몇 배인지도 중요하지만 배율을 적용하는 기간(일간) 또한 중요하다”며 “대부분의 레버리지 ETF는 벤치마크 일간 수익률을 2~3배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은 시점에는 레버리지 ETF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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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