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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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계속 신경 쓰여서, 잠을 못 잤어요.”

스마트워치를 애용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건강이다. 특히, 수면 질 향상 차원에서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수면 질 향상에 도움을 주기에 앞서, 스마트워치로 수면 자체를 방해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장인 박모(43) 씨는 요즘 하루 컨디션이 아침 스마트워치 수치로 좌우된다고 토로했다. 자주 깨는 편이라 수면 질을 측정하고자 최근 스마트워치를 구매했다는 그는 “눈 뜨자마자 수면 점수부터 확인하는데, 점수가 낮으면 괜히 몸이 더 피곤한 것 같고, 종일 기분이 가라앉는다”고 전했다.

그는 “새벽에 잠에서 깰 때도 가장 먼저 수면점수부터 확인한다”며 “몸이 피곤해 수면점수가 낮은 건지, 수면점수가 낮아 괜히 피곤하게 느끼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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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마트워치가 오히려 건강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Mintel)이 2000명 이상 스마트워치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용자 절반 이상인 57%가 스마트워치를 통해 수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건강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고 답했다.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이들은 스마트워치를 하루 평균 11시간 동안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애플 등의 주요 브랜드가 ‘디지털 디톡스’를 장려하거나, 분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 문제가 발생할 때만 상태를 추적하는 기능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워치의 과도한 알림이나 정보 제공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만큼,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보완돼야 한다는 의미다.

민텔의 수석 기술 분석가인 조 버치(Joe Birch)는 “건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데이터가 전달되는 상황에선 사용자가 압도될 수 있고, 그 결과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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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마트워치의 기능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엔 사용자가 담배를 필 것으로 예상되면 이를 경고하는 앱까지 개발됐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스마트워치 모션 센서를 활용, 흡연자의 일반적인 손 움직임을 식별하는 앱을 개발했다.

스마트워치로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가 담배를 피려 할 때 스마트워치가 이를 경고하고 흡연에 개입한다. 흡연하지 말라는 경고 진동 알림과 함께 금연을 독려하는 메시지 등이 스마트워치 화면에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워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기기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잘 사용하고 있는지, 건강 상태가 양호한지 매 순간 확인하는 습관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