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진드기. [질병관리청 제공]
참진드기. [질병관리청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바글바글한 이 벌레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주요 매개체인 참진드기다.

SFTS는 18.5%로 높은 치명률을 갖고 있다. 2013년 첫 환자가 발생한 후 381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따라서 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질병관리청이 참진드기 발생 감시를 시작한 지 하루 만인 15일, 올해 첫 환자가 발생했다. 18일 질병청에 따르면 첫 환자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A씨로, 집 주변에서 농작업 중 진드기에 물린 후 구토, 발열, 전신쇠약, 식욕부진 증상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SFTS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발생단계별 참진드기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발생단계별 참진드기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SFTS는 4~11월까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물린 후 2주 이내 고열, 오심,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나타낸다. 중증일 경우 혈소판, 백혈구 감소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첫 SFTS 환자가 발생한 2013년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2014년까지 총 2065명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381명이 사망해 약 18.5%의 치명률을 보인다.

직접 진드기에 물리지 않은 2차 감염자도 총 30명이었고, 이 중 의료진이 27명이었다. 병원 내에서 SFTS 환자 및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으나, 혈액과 체액에 의해 전파될 수 있어 의료진 예방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은 “만약 몸에 붙은 진드기를 확인하셨다면, 직접 제거하려고 하지 마시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은 “만약 몸에 붙은 진드기를 확인하셨다면, 직접 제거하려고 하지 마시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참진드기는 유충, 약충, 성충 단계에서 각기 다른 숙주에 기생해 흡혈하는 습성을 가진다. 국내에서는 SFTS를 매개하는 참진드기 중 작은소피참진드기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은 “참진드기는 각 단계별로 성장을 할 때마다 흡혈을 필요로 한다”며 “어려서는 작은 동물에서, 성장을 하면서 고라니와 같은 큰 동물에서 흡혈하는 것을 좋아하며, 이 과정에서 사람도 우연히 흡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요즘, 잔디밭 소풍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풀밭 위에 직접 눕지 않고 가능한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사용한 돗자리는 꼭 세척 후 햇볕에 말려야 한다. 야외활동이나 농작업을 할 경우에는 긴팔,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아울러 참진드기를 발견했을 때는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진드기의 주둥이 부분까지 완전하게 제거하기 어렵고, 제거 과정에서 2차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에서는 4~11월에 고열, 소화기 증상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원할 때 최근 15일 이내 농작업 및 임산물 채취 활동여부, 제초작업 및 골프, 등산 등 야외활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SFTS 환자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농작업 및 야외활동 이후 발생하므로 노출 부위를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야외활동 후 2주 이내 고열, 소화기 증상 등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 제공]

다음은 질병청이 안내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으로, 야외 활동시 유의해야 한다.

◈ 작업 및 야외 활동 전

- 작업복과 일상복 구분하여 입기

- 야외활동 및 농작업 시 진드기에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장* 착용하기

* 긴팔·긴바지,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양말, 장화

- 작업 시에는 소매를 단단히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넣기

- 진드기 기피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

◈ 작업 및 야외 활동 시

-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으며 풀밭에서 용변 보지 않기

-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하여 햇볕에 말리기

-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 다니지 않기

-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기

◈ 작업 및 야외 활동 후

-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하기

-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기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