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원회 TF 간담회 사실상 멈춰

무성의한 답변에 김광일 참석 요청했으나 거부

“CEO급 나와라” 비공개 면담 제안…결과 주목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종로D타워 입주현황판. 임세준 기자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종로D타워 입주현황판.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진행하던 국회 간담회가 사실상 잠정 중단됐다. 홈플러스 경영진이 입점업체의 요구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비공개 면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통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홈플러스 대책 TF(태스크포스) 간담회는 이달 들어 열리지 않고 있다. 간담회는 을지로위원회 주관으로 홈플러스 신건호 상무와 입점업체, 노조 측 관계자가 모이는 자리다. 지난달 9일부터 매주 한 번씩 개최됐다.

그간 간담회는 정산계획 공유 및 정산주기 단축, 개별 포스기 사용 등 입점주들의 요구사항을 알리고 이를 논의하는 역할을 해왔다. 회사 매각과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자리기도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계속 “논의해 보겠다”, “추후 답변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돌리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을지로위원회 내부에서도 추가 간담회를 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을지로위원회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에게도 간담회 참석 요청을 했으나 거부햇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검찰에 기소됐다는 이유로 나올 수 없다고 답변한 이후 사실상 간담회는 결렬된 상태”라며 “입점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홈플러스 측과 비공개 회의도 했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MBK와 홈플러스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급이 직접 나와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은 최근 홈플러스에 김 부회장이나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에 비공개 면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이 성사되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나 유동화전단채(ABSTB), 노조 요구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주 MBK 회장의 추가 사재 출연 요구도 다뤄질 전망이다. 면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MBK에 대한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600억원 규모 DIP 금융 대출에 지급 보증을 서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사재 출연 방안과 변제 방안 요구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및 홈플러스 정상화 계획을 요구하는 한편 국민의힘에 MBK 청문회 개최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말 김 회장에게 사재출연 의향이 있는지, 자칫 단기사채 등 채권변제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시간을 끌수록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3당 정무위원들이 MBK-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3당 정무위원들이 MBK-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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