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 제치고 사상 첫 1분기 판매량 점유율 1위

출하량 1위는 삼성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16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16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삼성, 애플의 선두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올 1분기 판매량은 애플, 출하량은 삼성이 각각 1위를 차지, 점유율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판매량에선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분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예상하고,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출하 속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출하량 1위 자리를 지켰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판매량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19%로 삼성전자(올해 1분기·18%)를 넘어섰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P 증가했다. 통상 1분기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신작을 내놓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데, 사상 처음으로 역전한 것이다.

실제 애플은 올해 1분기 아이폰의 출하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약 579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5260만대)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애플이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것을 우려해, 올해 2분기 물량을 앞당기는 등 출하량을 늘렸다고 분석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한 관광객이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여 도널드 트럼프 코스프레한 사람과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한 관광객이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여 도널드 트럼프 코스프레한 사람과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우선 애플은 출하량을 최대한 늘려 재고를 미리 비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인도 내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는 지난 한 달간 약 20억달러(한화 2조8000억원)의 넘는 규모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월 수출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관세가 부과되기 이전에 미리 아이폰 재고를 확보하고자 수입량을 대폭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비주류로 분류했던 시장에서도 출하량을 늘리면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미국 등 주류 시장이 관세 영향을 직격으로 받으면서 비주류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비주류 시장에서의 지속적 성장과 확장으로 애플은 2025년 1분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미국, 유럽, 중국에서의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했지만, 일본, 인도, 중동·아프리카,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신작 아이폰 16E가 올해 1분기 갑작스럽게 출시된 것 또한 영향을 끼쳤다. 통상 애플의 신작 출시 시점은 3분기지만, 이례적으로 지난 2월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를 출시했다. 업계에선 아이폰 16E가 관세 영향권에 들지 않도록 막기 위해 출시 시점을 급히 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FP]

반면 삼성은 출하량 1위 자리를 지켰다. IDC·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6100만대 가량을 출하하며 20%의 점유율을 차지, 출하량 기준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애플로 5800만대를 출하, 19%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3위에는 샤오미(4200만대·14%), 4위에는 오포(2400만대·8%), 5위에는 비보(2300만대·7%)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 3일(한국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에 3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부과된 관세 20%까지 더하면 중국은 총 54%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

이후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등을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마트폰과 PC 등이 관세 예외라고 밝힌 것이 아니다. 해당 제품들은 기존의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로 옮기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