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고속철도 협력 확대…美 관세 긴밀히 소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부이 타잉 썬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협력을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부이 타잉 썬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협력을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부이 타잉 썬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하노이에서 제2차 외교장관 대화를 열고 경제 협력과 미국 관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제2차 외교장관 대화 및 업무 만찬을 갖고, 제반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및 북한 문제 등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장관은 앞서 썬 장관의 초청에 따라 제4차 P4G 정상회의(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에 우리나라 정부 대표로 참석하고 베트남을 공식 방문 중이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는 정부·민간 참여 협력사업 지원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다. 제1차 정상회의는 2018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2차 정상회의는 2021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제3차 정상회의는 2023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개최됐다.

조 장관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이루어졌으며, 지난해 5월 제1차 한-베트남 외교장관 대화 및 썬 장관의 공식 방한 이후 약 1년 만의 답방이다.

양 장관은 이번 제2차 한-베트남 외교장관 대화를 통해 양국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외교·안보 ▷교역·투자 ▷원전·고속철도·대규모 인프라 관련 전략적 협력 ▷과학기술 ▷영사·인적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베트남 외교장관 대화는 2023년 6월 우리 정상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출범했으며, 양국 외교부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 이행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례협의체다.

조 장관은 대화에서 “양국이 상호 3대 교역국이자 한국은 베트남의 제1위 투자국인 만큼 최상의 경제협력 파트너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이 합의한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불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조 장관은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약 1만개의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내 고용 창출, 산업 고도화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도 베트남에서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동, 체류 허가 및 인허가 문제 등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에 썬 장관은 “베트남이 한국 기업의 활동과 진출 확대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올해 3월 베트남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각료들의 참석하에 한국 기업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이 언급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서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부이 타잉 썬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협력을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부이 타잉 썬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협력을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아울러 양 장관은 최근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관련 양국의 경제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 장관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부합하게 양국이 원전, 고속철도 등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한편 작년 상호 방문객 500만명 돌파 등 양국간 활발한 인적 교류를 평가하고, 베트남 내에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여행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썬 장관은 양 국민간 신뢰와 우의 증진을 위한 인적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양국간 관광, 교육 및 문화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 장관은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조 장관은 특히 러북 불법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조 장관은 외교장관 대화에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베트남 내 우리 동포·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이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베트남 진출 기업인들과 동포들은 베트남에서 노동 허가와 체류 허가가 더욱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 관련 베트남과 미국간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베트남 진출 우리 기업들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미국 및 베트남 정부와 계속 소통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