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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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배달의민족이 포장 수수료를 도입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수수료 비용을 고려해 매장 가격과 배달 앱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면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배민이 포장수수료 도입한 뒤 ‘이중가격제’ 도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배달 수수료만 적용될 때는 버틸 수 있었지만, 포장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더이상 같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자영업자는 “수수료가 붙는데 같은 가격을 받을 순 없다”며 “고객 항의가 들어오면 배달앱 주문을 취소하고 현장에서 다시 결제해 주면 된다”며 노하우를 공유했다.

배달의민족 오토바이가 늘어선 모습. [연합]
배달의민족 오토바이가 늘어선 모습. [연합]

배민은 전날인 14일부터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 6.8%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라이더가 음식을 전달하는 배달뿐만 아니라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는 ‘픽업’ 서비스 이용 시에도 수수료가 부과되도록 했다.

이중가격제를 고려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소비자 부담이 증가될 것이란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더블 1955 버거 세트’를 매장에서 점심시간에 주문하면 1만700원인 반면, 배달앱 사용시에는 포장과 배달 모두 1만2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는 앱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2000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배민은 수수료를 받아야 포장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포장 주문은 배달과 달리 건당 3300원을 지불하지 않아도 돼 자영업자의 이익률 증가 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우아한형제들 제공]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은 “현재 픽업 주문 비중은 한 자리 수 수준으로, 중개 이용료를 무료로 제공하면 기술,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중개 이용료를 기반으로 기능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배민 포장 서비스를 해지하고 수수료가 저렴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1만원 포장 주문을 받았는데 중개 이용료 680원, 결제 정산 수수료 300원을 더해 수수료만 1000원이 나갔다”며 해지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포장은 주문 단가도 낮아 느껴지는 수수료 부담이 더 크다”며 배민 해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