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금액이 반년 만에 다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감독원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97조176억원으로 100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은 7791억원 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하며 빠르게 비중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말께 10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원화 강세 전망이 외국인의 채권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달 말이나 6월 초 정도에는 외국인 채권잔고가 다시 100조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외국인의 현물채권은 올들어 매달 증가하고 있고 지난 4월 한달 동안 4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5월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 규모가 약 1조6000억원임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1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채권잔고는 지난해 9월 100조원대가 무너진 이후 7개월 가량 90조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인 템플턴 펀드를 비롯해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 도래액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와 스위스 등 유럽 주요 투자자들이 새로운 큰손으로 급부상하면서 시장 판도가 변했다. 지난 3월말 기준 노르웨이의 원화채권 보유 잔고는 5조4000억원, 스위스는 8조1500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각각 4.7%, 16.1%나 늘었다.
노르웨이의 경우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글로벌펀드연금(GPFG)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채권의 투자비중을 늘리기 시작했고, 스위스는 최근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외환보유고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투자자 동향의 특징은 템플턴 투자가 약해진 반면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부상한 점”이라며 “해외 중앙은행이 원화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의 외화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 유동성 여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나 펀더멘털 등 원화채권이 가진 메리트는 여전하지만 환율 하락세가 더뎌진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가 추가로 확대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