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 다른 곳에서 동시에 열려

허은아(왼쪽) 개혁신당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사진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습. 이상섭 기자
허은아(왼쪽) 개혁신당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사진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개혁신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허은아 대표 당원소환을 두고 허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가 각자 다른 곳에서 연 회의를 통해 상대방을 비판했다.

이날 오전 허 대표와 천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허 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있을 뿐 최고위를 소집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사적 모임’ ‘참칭 최고위’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국민의힘조차 이준석 당시 대표를 축출할 때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고 했다. 적법 절차에 따라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당헌당규와 적법한 의결에 따른 제명 과정”이라며 “당시 그 결정을 폭거라고 비난했지만 최소한 형식적 요건을 갖춰 효력을 문제 삼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천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최고위원회에서 “바야흐로 대행의 시대”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2기 지도부의 실패와 파행이 외부에 노출돼 개혁신당 으뜸 당원 과반이 당원소환을 청구할 상황이 됐다면 민주적 의사 표출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직자의 의무”라며 “그 누구도 당원소환 청구 대상이 된 사람은 본인의 권한을 주장하며 소환 절차 진행을 막거나 지연하려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천 원내대표가 소집한 최고위원회에서는 허 대표의 당원소환 투표 일정을 의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케이보팅(K-voting) 온라인 투표시스템을 이용해 오는 24일 오전 9시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으뜸당원 대상 투표를 진행하고, 26일 오전 10시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허 대표에게 당원소환에 대한 소명서를 23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적 모임에서 최고위원 두 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고 할 수 있느냐”며 “그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당헌·당규상 당원소환은 서면으로 당무감사위에 청구인이 소명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투표를 진행한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허 대표 측의 최고위원회에서는 조용진 전 대변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협의하고, 기존에 김철근 사무총장을 대리하던 류성호 사무총장과 최인철 조직부총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