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좋은 ETF 단타유혹 손실 우려
저축형 펀드, 장기투자자 안성맞춤
IRP안정형 자산상품으론 TDF추천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잠들어 있던 퇴직연금을 증권사로 옮기는 ‘머니 무브’가 본격화됐다. 개인들 사이에서 연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연금저축, TDF, ETF 등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이 들기 마련이다. 연금 재테크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나에게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헤럴드경제가 하나씩 짚어봤다.
▶남들은 연금계좌에 ETF 모은다는데?=최근 연금 계좌에서 투자 상품으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건 ETF다. 높은 수익률에 연금 계좌로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서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며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공모 펀드보다 운용 수수도 낮고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어 유동성이 높은 상품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나스닥, S&P 500 대표 지수가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개인들 사이에서는 증권사 연금 계좌에서 미국 ETF 상품 운용은 거의 필수가 됐다. 특히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ETF 시세를 보며 원하는 매매 타이밍에 거래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적금처럼 매월 ETF를 일정 금액 사 모으고 싶은 투자자들도 이제는 문제 없다. 증권사들이 속속 은행 적금처럼 적립식으로 ETF를 자동 매수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에 적용했으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상반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ETF도 맹점은 있다. 사고팔기 쉬운 만큼 ‘장기 투자’보다는 단타의 유혹이 크다는 점이다. 많은 개인들이 ‘언제가 매수 타이밍인지’, ‘수익이 오르면 매도하고 차익 실현을 할지’ 유혹에 흔들린다. 장기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퇴직연금이 당장의 손실에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퇴까지 노후 자금을 확실하게 묶어두고 싶은 이들에게는 장기 연금저축 펀드 상품이 적합하다.
▶살까? 팔까? 흔들릴 때는 ‘연금저축 펀드’=연금 저축형 펀드는 투자 전문 기관이 개인의 납입금을 운용하며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형태로 투자 비중에 따라 저축형 펀드 주식형과 혼합형, 채권형으로 나뉜다.
주식형 펀드는 60% 이상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혼합형은 다시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으로 다시 구분된다. 주식 비중이 50% 초과 60%이하면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은 주식 비중이 50%이하로 구성됐다.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60%이상 투자하는 상품으로 가장 안정성이 높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위험 추구 성향에 따라 채권과 주식 비중을 잘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펀드는 ETF 대비 상품 가입과 해지가 까다로운 편이다. 펀드의 결제주기는 T+3~8일로, ETF의 T+2일보다 길어 현금화에 더 긴 시간이 걸리고 중도 환매 시 수수료가 부과라는 패널티가 적용된다. 개인이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장기 투자가 필요한 노후 연금 대비에는 적합할 수 있다.
김홍성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개인들이 연금 투자 목적으로 ETF를 매매하게 되면 ETF의단기적인 주가 상승과 하락 때문에 투자 원칙과는 반대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들이)주가가 높을 때는 추격매수를 했다가 오히려 주가가 내려가면 팔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ETF 상품 자체의 수익률은 높겠지만 고객의 실질 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ETF 열풍으로 연금저축도 ETF 투자로 하는 경우 늘고 있지만 결국 연금 투자의 관건은 ‘장기 투자’라는 설명이다.
▶내 은퇴 시기에 따라 알아서…개인 맞춤형 원할 땐 TDF=내 은퇴 시기에 맞춰 펀드매니저가 대신 투자해주는 맞춤형 상품을 원한다면 TDF(Target Date Fund)가 대안이 될 수있다. TDF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는 전략을 사용해 투자자의 연령과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상품이다. 펀드매니저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율을 조정해 위험성이 낮다.
성장형 TDF는 주식 비중이 높아 은퇴까지 시간이 남은 투자자에게, 안정형 TDF는 채권 비중이 높으며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인컴형 TDF는 은퇴 시점에 임박한 투자자를 위해 자산 보존에 초점을 맞춘다. TDF는 자동화된 자산 배분을 통해 초보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하며, 장기적으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이다.
TDF는 IRP(퇴직연금계좌)에서 의무 안전자산 비중(30%)을 채우기에 최적의 상품이다. IRP에서는 주식형 자산에 100% 투자를 할 수 없고 반드시 안전자산에 3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TDF는 IRP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마땅히 투자할 안전자산이 없을 땐 TD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