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해 상반기 외국인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베팅하는 ‘리스크 온’(Risk-On) 투자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악재에도 6월 영국계 투자자들의 주식거래는 활발했고,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보유를 렸다. 월별 기준 6월 주식 보유액은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오히려 채권은 비중을 줄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위험자산을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리스크 온’, 매매전략은 ‘포트폴리오 투자’=26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403조9560억원에서 438조890억원으로 34조1333억원(8.45%)가 증가했다.

반면 채권은 101조430억원에서 96조3080억원으로 4조8350억원(4.79%)이 줄어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서는 손을 떼고 위험자산으로 비중을 옮겼다.

전체 증권보유액은 1월 504조9990억원에서 6월 534조2970억원으로 상반기동안 29조2980억원(5.80%) 증가했으며, 월별 기준 6월 보유액은 연중 최고치였다. 또한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싸고 회복 가능성이 높은 증시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전세계에서 재정건전성, 외환안정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저밸류 시장이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외국인 매수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증시는 코스피(KOSPI) 시장이었다.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은 1월 31.6%에서 6월 33.1%까지 늘어났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비중이 줄었으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동이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정종목 지분이 10%이상인 투자를 의미하는 직접투자는 보유액도 적고 비중도 매월 줄어드는 추세다.

반대로 6월 포트폴리오투자는 코스피 전체 주식 보유액 416억1280억원 가운데 400억1130억원을 차지하며 지난 1월 365조6810억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시장을 ‘움직이는 손’ 영국계 자금과 외국계 기관=브렉시트 결정으로 외국인투자자들 가운데서도 증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영국계 자금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영국계 투자자들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오히려 외국인투자자들 중 가장 많은 751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거래비중으로 봐도 33.2%로 가장 높다. 17.2%인 미국인 투자자들의 약 2배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영국인 투자자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 영국계 투자자들의 6월 코스닥 시장 거래비중은 56.5%에 달했다.

뒤를 이은 것이 아일랜드 투자자들로 13.6%였으며, 미국 자금은 9.0%로 세번째로 밀려났다.

특히 브렉시트 우려가 컸던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영국계 자금은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6일 동안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소폭 순매도(94억원)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를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외국계 기관은 물론 개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난달도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120명 추가돼 3만1755명을 기록했고, 개인 역시 42명 늘어난 1만593명이었다.

▶채권비중 줄이는 외국인, 국채는 늘린다=올해 상장채권총액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비중은 1월 6.47%에서 지난달 6.01%로 축소됐다.

이 중 특히 단기물인 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 특수채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통안채는 지난 1월 32조2430억원에서 지난달 24조93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외국인들의 국채 보유액은 증가했다. 1월 68조1980억원이던 국채 보유액은 6월 70조8180억원으로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물을 줄이고 장기물을 늘린 것이다. 만기별로 보면 1~5년, 5년이상 만기의 채권은 상반기동안 꾸준히 순투자가 이뤄졌지만, 1년 미만의 단기물은 꾸준히 순유출이 이어져 20조7630억원의 누적 순유출을 기록했다.

오창섭ㆍ정영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민간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단기채권 투자비중이 높았던 미국계 자금은 유출된 반면, 중국ㆍ스위스ㆍ호주 등 중앙은행 투자비중이 높은 국가의 한국채권 보유잔고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중앙은행의 경우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목표로 주로 중장기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전 세계 저금리 기조에 우리나라 국고채의 상대적인 안전성과 금리메리트로 인해 국고채 선호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의 국채선호 심리에 대해 오히려 “외국인의 국고채 매수는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아니라 ‘리스크 온’ 과 글로벌 유동성 여건 호전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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