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내 정치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유명학자 70여명이 자필 서명을 한 정치개혁 건의서를 공산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영국 BBC가 27일 보도했다.
베이징대 법학원 장첸판(張千帆) 교수가 주도해 작성한 이 건의서는 체제 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사회 불공정을 어떻게 해소할 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의서에 헌법 통치, 민주선거, 표현의 자유 존중, 시장경제 심화, 사법 독립 실현, 헌법 효력 보장 등 6가지 주장을 담았다.
장첸판 교수는 “중국은 정치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혁명이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특히 사회적 불평등이나 정권 남용, 부정부패와 같은 문제가 만연할 때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 건의서 작성에는 허웨이팡(賀衛方), 우궈광(吳國光), 쉬유위(徐友漁), 후싱더우(胡星斗), 장다이허, 장리판(章立凡) 등 이른바 온건파로 분류되는 유명 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때문에 이들은 막무가내식이 아닌 대중의 인정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개혁이 추진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혁안 중에는 당을 정부와 분리시키는 것도 들어 있으나 일당 통치의 종식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장 교수는 “아주 온건한 것이다. 우리는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서 정부와 국민들 간에 공개적인 대화가 촉발되기를 바란다”고 26일 말했다.
중국 신 지도부가 들어선 후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식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치 개혁은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4일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변호사, 학자, 전문가 등 1000여명의 중국 지식인들이 핵심 권력집단인 공산당 중앙위원 205명의 가족 재산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권운동가 후자(胡佳), 인권변호사 궈페이슝(郭飛雄), 정치 평론가인 베이징 이공대학 후싱더우(胡星斗) 교수가 주도한 이 서명서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부패는 중국이 당면한 가장 엄중한 사회 문제이며 이 중심에는 공직자의 부정축재가 있다”며 “지도부가 먼저 재산공개로 반부패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인민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최근 상무위원 7명의 정치 행적과 사적인 내용을 관영 언론에 공개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또 비록 비공식이긴 하지만 개인 재산이 공개됐다.
시진핑 지도부는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회의 간소화, 시찰 시 환영의식 폐지 등 관료주의 파괴를 골자로 하는 ‘8개항 지도부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같은 자정 노력은 심지어 일부 산업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중국 사회에서 공직자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명품과 고급 외제차, 마카오 도박, 주식 시장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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