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서울시가 지난달 15일과 28일 사유지를 무단점거한 ‘넝마공동체’를 강제 철거한 강남구에 공동체 회원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개선대책 마련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강남구가 “허술한 조사로 만들어진 결과로 인권침해라고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서 향후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30일 서울시 인권센터는 지난달 15일과 28일 집행된 강남구 대치동 탄천 일대 넝마공동체 강제 철거 관련 진술조사와 현장조사 결과 이같이 판정했다고 밝혔다.
넝마공동체는 1986년 윤팔병(71)씨가 재활용품 수거와 판매로 노숙인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만든 공동체로, 폐품과 재활용품을 주워 팔며 20여년간 영동5교 다리 밑 컨테이너에서 집단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강남구는 지난 3월 넝마공동체에 자진 철거토록 했으나 넝마공동체 회원 30여명은 강제 철거를 피해 지난 10월28일 강남구 대치동 탄천 물재생센터 내 운동장에 컨테이너 7개, 텐트 23개, 비닐하우스 3개동을 설치하고 생활했다.
강남구는 지난달 15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이 시설을 강제 철거했으며 공동체 측은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시 인권센터에 조사를 신청했다.
시는 강남구가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탄천운동장 주변에 철재 울타리를 치고 출입은 물론이고 음식물 반입까지 통제한 것은 생존권 등 기본권을 제한한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동절기를 앞두고 야간에 기습적으로 행정대집행을 한 것 등은 과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시는 강남구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넝마공동체를 위한 겨울철 임시거처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강남구는 서울시의 이 같은 발표에 “넝마공동체의 실체도 밝히지 못한 허술한 조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는 “서울시장이 강남구청장에게 위임해 이뤄진 행정대집행은 법질서 확립을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인명사고도 없었다”며 “오히려 거주민이 휘두른 불솜방망이에 공무원이 다쳐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했지만 가해자는 아직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며 “누가 인권침해를 당한 것인지는 서울시가 더 잘 알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구는 “서울시가 자칭‘넝마공동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해 실제 넝마공동체인지 여부를 강남구의 사전 조사결과와 대조해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도자 몇명의 인적사항만 파악하고 나머지 사람들의 국적과 이름, 거주지 주소, 재산사항 등의 실체는 전혀 파악하지 않은 못한채 발표한 허술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넝마공동체’가 이 사건 조사신청에 이르게 된 계기가 인권 침해 이외의 사회적 이슈화를 통한 재산취득이라는 다른 목적을 위해 이루어졌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한 전후 사실관계와 이들의 과격한 폭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외관상 인권침해에 대해서만 조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강남구의 인권침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의 권고에 강남구가 구와 소속 공무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넝마공동체 철거를 놓고 시와 구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