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대구시 동구 신용동 노 전 대통령 생가에 정의실청행동당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수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동구청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생가에서 누군가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생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함께 감식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청이 설치한 CCTV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전날 오전 4시 5분께 노 전 대통령의 생가에 들어가는 장면에 이어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불은 생가 내부의 목조 마루 4곳과 안방ㆍ작은방 문 일부에 약간 그을린 흔적만 남기고 꺼졌다.
이어 화재 현장에는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두 장의 편지가 발견됐다.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노 전 대통령을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의 똘마니”라고 표현했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부정축재를 했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또 “대통령직을 이용해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밖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과 대통령 선거를 4년 연임제로 바꿀 것, 현 정부가 임기 내에 사형선고를 받은 성폭행 살인범들에 대해 형을 집행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누군가가 생가 관리인이 밤사이 자리를 비우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와 피해 내역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불이 난 생가는 부지 466㎡, 건물면적 66.45㎡의 1층짜리 목조건물 3동으로 구성돼 있고,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고교시절까지 생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일가와 종친은 지난 2009년 이 건물을 보수한 뒤 생가 옆에 관리동을 신축해 이듬해 생가와 함께 대구시에 기부 채납했다. 현재는 동구청이 대구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생가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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