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 출범식에 피해 할머니들을 돈으로 회유, 강제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 할머니들은 일제가 “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위안부로 끌려 가는 과거를 떠올리며 크게 분노했다.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외교부 등은 오는 28일 한ㆍ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로 세워지는 화해ㆍ치유 재단 발족식에 피해 할머니들을 동원하기 위해 식사나 금품으로 참석을 종용했다.

정대협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여성부와 외교부가 위안부 피해자와 가족에게 ‘점심을 대접한다’는 명목으로 재단 발족식 참석을 종용했다”면서 “위안부 합의 과정과 내용에서 피해자를 저버린 정부가 합의를 강행하기 위해 피해자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는 “(정부 관계자가) 4명이나 직접 찾아와서 저를 꼬시려 했다”면서 “‘다른 할머니들이 승인했고 단체장도 다 승인했다. 할머니도 동참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몸이 불편해 못 나간다는 할머니들에게는 ‘다른 할머니도 다 온다’거나 ‘차로 모시러 갈 테니 와서 테이프를 끊어달라’고 꼬득였다고 정대협 측은 주장했다.

이완모 수원평화나비 공동대표는 “제가 모시는 피해 할머니는 여성가족부 복지지원과로부터 ‘오시면 돈을 줄 테니 꼭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냥 통장에 넣어달라고 하니 ‘본인이 직접 와야 드릴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 할머니는 정부의 전화를 받은 뒤 ‘어디로 끌려가는 것 아니냐’면서 벌벌 떨었다고 인터넷 매체 ‘미디어몽구’는 전했다. 미디어몽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할머니들을 끌고 갈 때 ‘돈벌게 해 주겠다. 취직시켜주겠다’고 한 것과 똑같은 짓”이라면서 “일본군이 했던 짓을 정부가 똑같이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여성부는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재단의 설립 취지를 설명드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드렸던 것”이라면서 “돈 지급에 관한 이야기를 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 예산으로 설립되는 화해ㆍ치유 재단은 오는 28일 공식 출범한다. 재단 이사장은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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